▲전환마을 은평의 소란대표
여성환경연대
-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소란이고요, 전환마을 은평의 명목상 대표입니다. 저희는 지위나 위계가 따로 없어서 제가 대표이긴 하지만 잡일과 허드렛일 등을 합니다 (웃음). 저희 프로그램이나 돌아가는 방향이 주로 살림과 관련돼 대부분 몸을 쓰는 일이 많아요. 밥도 하고 밭에 가서 일도 하고 수작업도 하고요."
- 전환마을 은평의 대표이신데 전환마을이란 무엇인가요?
"기후 위기에 대응할 방법은 공동체와 자연에서 오는 회복력을 복구하는 거로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만들기 위한 작은 공동체가 전환마을이에요. 저희는 삶의 변화를 통해서 기후위기를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로컬푸드식당이나 풀을 뜯어서 생활재를 만들거나, 일상에서 배운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줘 지역 내에서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고 지역사업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개개인의 변화만으로 기후위기의 극복이 어렵다고 봐서, 직접적인 저항을 하는 멸종저항그룹과 함께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도 전환마을을 계속하는 이유는 '저항이 끝난 후 삶의 기반은 역시 공동체'이기 때문이에요. 퍼머컬쳐와 전환마을같은 공동체가 살아가는 방식만이 지구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기후위기의 대안이 공동체라고 했는데 자세한 설명 가능할까요?
"멸종이나 위기상황에서는 가장 약한 것들이 먼저 피해를 봐요. 저는 생태 쪽 활동을 하니까 그런 것들이 잘 보여요. 3~4년 사이에 풀들이 사라지고 도시에 있던 풀들이 점차 산에 가야 볼 수 있게 변화하고 있어요. 멸종이 눈에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봐요. 기후위기가 닥치면 돈이 많거나 기술이 있는 사람들만 살아남고 공동체가 없거나, 소통할 곳이 없는 사람들은 노예노동을 하지 않고선 살아남기 힘들 거예요. 위기의 상황에서 각자도생으로 살아가게 되면 더 쉽게 고립되고요. 이런 위기일수록 공동체가 더 중요해요. 공동체 내에서 서로를 돌보면서 살아가고,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삶의 방식을 나눠야 하죠. 기후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태양광 발전소를 세울 수 있지만, 사실 삶의 방식을 바꿔서 전기소비를 줄이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탄탄한 공동체가 필요해요."
- 전환마을 은평에서 해온 다양한 실험을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기본적으로 농사와 먹을거리, 살림에 관련된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교육도 하고 바느질도 하고 텃밭도 키우고 요리도 해요. 마을 내에서 의식주를 지급하고 유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요. 그래야 '지구적(오랫동안 버티어 견디는)'으로 살 수 있다고 보거든요. 이때 삶의 노하우나 기술을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그래서 전환마을 은평에는 다양한 학교들이 있어요. 자립자족학교, 풀학교, 퍼머컬쳐학교는 전환마을 은평의 대표적인 기본 학교에요. 이 학교를 졸업한 분들이 강의도 나가고, 다른 활동과 접목하기도 하면서 그 일로 생계의 일부분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그리고 와일드푸드나 허벌리스트같은 것들이 서양에서는 보편화되어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잖아요. 사실 한국의 나물문화랑 유사한 건데 나물 문화나 묵 문화가 잘 전달이 되지 않아 하찮은 것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어요. 근데 저는 더 체계화하고 알리고 싶어요. 그래서 귀농귀촌센터에서 풀의 효능을 아는 할머니들께 현대방식에 맞게 풀을 활용하는 방법들을 알려드리는 활동도 하고 있고요. 풀학교나 퍼머컬쳐학교에서도 서양과 동양의 풀을 다루고 있고요. 풀약국이라는 한국의 풀이나 서양의 허브들을 활용하여 일상적으로 몸을 챙기는 모임도 진행해요."
- 어떤 분들이 전환마을 은평의 학교에 찾아오는지 궁금해요. 보통 마을분들이 참여하나요?
"저희는 '취향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마을분들이라도 생태 쪽에 관심이 없으면 안 오거든요. 하지만 저희와 가치가 맞으신다면 거리나 지역에 상관없이 오세요. 전환마을을 해보려는 분들이나 배운 것을 지역에 돌아가서 활용해보려는 분들도 있어요. 젊은 세대들도 많이 와요. 자본주의 세상에서 노예노동을 하지 않고 자립하며 살아가는 게 저희의 궁극적인 목적인데, 그 부분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그 외에도 동물권에 관심 있는 분들, 비혼 여성 등 많은 분이 와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면서 전환마을 은평 내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점차 확장되고 있어요."
동네에서 모이고 만들고 나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