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일하는 모습
박정우
- 우선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디즈니에서 리드 캐릭터 아티스트(Lead Character Aritst)로 일하고 있고요,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 그리고 그 친구들'의 캐릭터 아트를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캐릭터 뿐만 아니라 디즈니의 공주들, 픽사 등도 함께 그리고 있고요."
- 캐릭터 아티스트라는 직업이 아주 생소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이런 일을 하는 것이다, 라고 정확히 아는 사람도 흔치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를 좀 말씀해주신다면?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부서의 비즈니스 전략팀에서 1, 2년 뒤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큰 방향을 설정하는 스타일 가이드를 만듭니다. 그러면 관련한 캐릭터 아티스트들이 캐릭터의 포즈를 잡는데, 이걸 콘셉트부터 시작해서 여러 과정을 거쳐 완전한 그림까지 만들어 냅니다. 그 이후 이 캐릭터를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팀별, 파트별 역할이 또 세세하게 있는데, 그건 책을 보시면 될 것 같고(웃음).
저희의 주요 업무는 이렇게 1, 2년 뒤를 예측한 스타일 가이드를 만드는 일, 그리고 캐릭터를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외에도 라이선스를 가져간 외부 업체들이 디즈니 캐릭터들을 마음대로 변형하지 못하도록 캐릭터의 질을 관리하는 일,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한 유명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D23 같은 행사에서 라이브 드로잉 쇼 같은 것도 합니다.
또 가끔 아티스트의 개인 취향이 좀 더 많이 들어간 캐릭터 디자인을 할 때도 있어요. 저는 주로 아이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고 있는데 이걸 성인 제품과 어울리는 캐릭터로 변형하는 일을 하기도 하죠. 몇 년 전에는 캡틴 아메리카 방패 디자인을 새로 한 적도 있었고, 최근에는 스타워즈의 캐릭터 상품을 맡기도 했습니다. 하는 일은 그야말로 다양합니다."
- 뭔가 어렵고도, 흥미로운 직업이라는 생각입니다. 기술성과 예술성이 다 필요한 일일 것 같기도 하고요. 캐릭터 아티스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림을 잘 그려야 합니다(웃음). 사실 그것만이 전부는 또 아니긴 해요. 예를 들면 디즈니는 캐릭터의 단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아요. 디즈니에 캐릭터 아티스트로 입사하면 디즈니의 캐릭터를 전부 그릴 줄 알아야 합니다.
아까 말했듯이 1mm의 오차 없이 완벽하게 그리는 걸 온 모델로 그린다고 표현해요. 언뜻 쉬워 보이지만 미키 마우스만 해도, 눈과 눈동자의 위치나 크기, 눈 사이의 거리, 이마의 길이, 얼굴 라인과 모양, 크기, 몸의 비율, 손발의 크기, 팔다리의 두께와 길이 등등 지켜야 할 규칙이 100가지 정도가 있어요. 그러면서도 캐릭터에 생동감이 있어야 하고 정체성도 유지돼야 하죠.
제가 10년 차에 디즈니에 들어갔는데도 일 년 동안 훈련을 받았어요. 저 이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했지만 실패했어요. 자랑 같지만 사실이 그렇기 때문에(웃음). 이 외에도 다양한 요건들이 있는데 가장 기본만 말씀드리는 겁니다. 가끔 외부 업체에서 저희 승인 없이 캐릭터를 살짝살짝 변형할 때가 있어요. 거기선 미키, 미니만 해도 포즈가 만개가 넘는데 이거 좀 변형한다고 알겠어? 생각하는데... 저희는 압니다. 알아야 하고요. 눈과 손을 다 훈련해야만 하죠.
가끔은 외부 업체에 열 번까지도 수정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안 되면 캐릭터의 제작 자체를 중단시키기도 한다. 캐릭터들의 퀄리티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 이것이 캐릭터 아티스트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유 중에 하나이다. - '오늘도 나는 디즈니로 출근합니다' 중에서
일하는 여성의 현실, 한국과 다른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