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박정자의 배우론-노래처럼 말해줘>는 박정자의 연기 인생 58년을 담은 1인극이다.
뮤직웰
살아있는 자서전을 보는 것 같다. 6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막을 올린 1인극 <박정자의 배우론-노래처럼 말해줘>(연출 이유리)는 58년 동안 무대에 오른 연극배우 박정자(78)가 본인 연극의 삶을 연기와 노래, 춤, 영상 등으로 다양하게 풀어내는 1인극이다.
1962년 <페드라>로 연극무대에 데뷔한 후 지금까지 130여 편이 넘는 공연을 한 한국 연극의 살아있는 전설. 그가 무대에서 펼쳐놓는 배우로서의 고뇌와 셀 수 없는 삶의 여정에 관객은 때로는 진지해지고 때로는 절로 미소를 짓는다.
이 배우의 작품을 한 번이라도 보지 못했더라도, 박정자가 어떤 사람인지 이 연극이면 알 수 있다. 그는 무대에서 그동안 자신이 연기한 작품 배역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오롯이 박정자라는 본인이 되기도 한다. 무대는 박정자의 깊숙하고 중저음의 목소리로 열린다. 이윽고 그는 카멜레온이 된다.
자신이 낸 음반 <아직은 마흔네 살>의 타이틀곡 <검은 옷 빨간 장미>를 짙은 표정과 손짓으로 부르다가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할머니가 돼 "그놈의 망할 영감만 아니라면!"이라고 우악스럽게 변신한다. 그러다가도 다시 박정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나는 세 시간 안에 그 인물이 될 수 있어요. 목표물에 눈을 떼지 않고 안으로 쳐들어가 완전히 육박전을 하는 거예요. 어떤 트릭도 없어요"라고 말한다. 연기와 실재가 교차하면서 관객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모든 상황을 박정자라는 인물과 장르, 그 자체로 받아들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