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무 경남 창원시장.
창원시청
"무고하게 희생된 영령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오늘의 이 역사적인 무죄 판결을 거듭 환영합니다."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이 '마산 국민보도연맹' 희생자 재심사건의 무죄 선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허 시장은 14일 오후 '법원의 마산보도연맹 재심사건 판결에 대한 환영 성명'을 냈다.
이날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은 '국민보도연맹' 희생자 6명에 대한 재심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허 시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역사를 잊으면 그 불행이 다시 반복된다는 것입니다"고 했다.
다음은 허성무 시장의 성명 전문이다.
법원의 마산보도연맹 재심사건 판결에 대한 환영 성명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의 마산보도연맹 재심사건 선고공판 무죄 판결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오랜 세월 어둠에 갇혀 외면당했던 진실이 마침내 햇빛을 마주했습니다. 국가에 의해 저질러진 잘못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법원의 이번 결정은 매우 의미 있는 역사적 진전이라 생각합니다. 이 판결이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70년 전 마산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1945년 해방이 가져온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있던 마산앞바다는 만선의 어선들 위로 하얀 갈매기들이 유영하는 풍성한 남도의 항구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한순간 이념의 광풍이 한가롭던 마을을 덮쳤습니다. 전쟁이 가져온 상처는 참혹했습니다. 창원, 마산, 진해 지역의 보도연맹원들은 영장 없이 체포 구금된 후에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형이 집행되었습니다.
대다수가 양민이었던 이들에겐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그 어떤 권리도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정부 기관원의 꼬임에 넘어가 보리 한 됫박에 보도연맹 가입원서에 이름을 써넣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하니 많은 이들이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바다에 수장되는 참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긴 세월 불의한 권력은 침묵을 강요했습니다. 연좌제의 고통 속에 스스로 기억을 지우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역사는 정의의 편에 섰습니다. 오늘 이 판결로써 오래도록 시커멓게 멍든 가슴으로 통곡의 세월을 살았을 유가족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창원시는 유가족을 위로하는 일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희생된 영령을 기리고 역사를 기록해 후세에 진실을 알리는 데에도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람이 소중하고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 만들기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인권과 평화의 가치가 구현되는 '사람중심 새로운 창원' 건설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경제대도약과 창원대혁신을 통한 제2의 번영은 그러한 가운데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역사를 잊으면 그 불행이 다시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무고하게 희생된 영령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오늘의 이 역사적인 무죄 판결을 거듭 환영합니다.
2020. 2. 14. 창원시장 허성무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허성무 창원시장 "무고하게 희생된 영령에 깊은 애도"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