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는 20대 셋이 뭉친 팀이다. (왼쪽부터 이준엽, 이령, 권희은)
이준희
'이준희'는 20대 셋이 뭉친 팀이다. 셋은 주요 매체 네 개를 살펴봤다. 스무 살 청년의 몽타주를 그리기 위해서다. 국내외 인지도, 매체 성향을 고려해 한국과 미국의 대표 진보지와 보수지를 골랐다. 국내 매체는 조선일보와 한겨레, 미국 매체는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다. 각 매체에서 지난 1년간 20대를 주제로 게재된 기사를 찾았다. 5천여 개 기사 중 언론사별 관련 있는 80~90개 남짓의 기사를 추렸다. 이를 바탕으로 언론사별 '스무 살'의 몽타주를 완성했다.
몽타주는 회사마다 가지각색이었다. 보도형식, 20대에 대한 고정관념, 20대를 다루는 시각이 조금씩 달랐다. 한국과 미국의 시선이 달랐고, 진보와 보수의 시선이 달랐다. 진보성향으로 분류된다고 해서 한겨레와 뉴욕타임스가 비슷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이준희는 해당 기사에서 '언론사별 청년보도를 분석'했다.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청년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언론사가 어떻게 청년을 바라보는지 살펴봤다.
그렇게 그린 언론사별 청년의 몽타주를 다음 편에서 공개한다. 이어서 해당 몽타주와 '진짜 스무살'인 이준희가 얼마나 닮았고, 얼마나 다른지를 따져볼 예정이다. 물론 이준희 말고도 스무 살은 매우 많다. 그러니 참고만 하길 부탁한다.
조선 61개, 한겨레 69개, 워싱턴포스트 93개, 뉴욕타임스 104개를 추리다
조선일보와 한겨레에서 '2030, 청년, 밀레니얼' 등 키워드로 검색하면 각 1500개 이상의 기사가 검색된다. 워싱턴포스트나 뉴욕타임스에서 'Gen Z', 'Generation Gap', 'Millennial' 등의 키워드로 검색해도 각 1천개 이상의 기사가 검색된다. 그 중 다음의 기준에 따라 기사를 추려냈다.
1. 밀레니얼, Gen Z 등에 대한 일반론적 내용이 주제여야 한다.
2. 혹은 밀레니얼과 세대간의 Gap(차이)나 Conflict(갈등)을 다뤄야 한다.
3. 젊은 세대에 대한 일반론이 내용에 포함돼도, 세대 이야기가 전면에 나오지 않으면 수집하지 않는다.
4. 형식과 관계없이 주제가 젊은 세대에 관한 것이라면 포함한다.
5. 조사 기간은 2019년 2월 16일~2020년 2월 16일 (뉴욕타임스는 2019년 2월 1일~2020년 2월 1일)
예를 들어 워싱턴포스트의 <
사람들이 집을 사기보다는 빌리는 다섯 가지 이유>는 밀레니얼 세대 분석을 포함하지만, 주제로 삼지 않았기 때문에 제외했다. 조선일보의 <
장차관·靑수석 3분의2 장악한 '386' 정부… 미래세대 등치는 정책 쏟아낸다>는 주로 386세대를 다루지만 세대 간 이해 충돌이 주제라 수집했다.
그 결과 조선일보 61개, 한겨레 69개, 워싱턴포스트 93개, 뉴욕타임스 104개의 기사가 나왔다. 한국 언론이 기사 수는 더 적었지만, 미국 언론이 하루에 더 많은 기사를 올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언론의 관심이 더 적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른 방식, 다른 주제
이준희가 조사를 시작하며 세웠던 가설은 이렇다. ▲ 한국 언론과 미국 언론의 보도 양상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진보지와 보수지 역시 차이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조사 결과 한국 언론과 미국 언론, 진보지와 보수지로 특징을 잡기는 어려웠다. 네 신문은 모두 다른 방식으로 보도했고, 관심을 가지는 주제도 달랐다. 다만 나라마다 두드러지는 공통 이슈는 있었다. 한국은 지난해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386 세대와 청년 세대의 인식 차이와 갈등을 짚는 기사가 많았다. 조선일보가 6개(해당 신문 수집기사 중 9.8%), 한겨레가 5개(7.2%)의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베이비부머의 잔소리를 조롱하는 표현인 'OK Boomer'가 화제가 됐다. 관련 기사만 워싱턴포스트 5개(5.4%), 뉴욕타임스 8개(7.7%)였다. 이 표현으로 촉발된 베이비부머와 밀레니얼의 갈등을 다룬 기사는 더 많았다. 미국 언론은 밀레니얼이 기후변화나 환경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6개(6.5%), 뉴욕타임스는 9개(8.7%)의 기사로 관심을 표현했다. 투표성향 등 다른 밀레니얼의 특징을 다룬 기사에서도 이 점은 꾸준히 언급됐다.
진보지와 보수지 간의 뚜렷한 차이는 찾기 어려웠다. 워싱턴포스트의 성향이 보수보다 중도에 가까운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진보지에 '여성 청년 기사가 많이 실렸다'는 사실이다. 한겨레 5개(7.2%), 뉴욕타임스 5개(4.8%)인 반면, 조선일보 2개(3.3%), 워싱턴포스트 2개(2.2%)로 두 배 정도 차이가 났다. 하지만 표본이 적었기 때문에 이 결과만 놓고 보수지가 여성 청년에 관심이 훨씬 적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네 개 매체가 모두 주목한 청년의 특징도 있었다. '불평등'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이전 세대보다 고단하다는 인상이 강했다. 조선일보(10개, 16.3%), 한겨레(12개, 17.3%), 워싱턴포스트(8개, 8.6%), 뉴욕타임스(9개, 8.7%) 모두 청년 세대가 부모 세대만큼의 번영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적이나 정파를 막론하고 모든 언론이 세대 격차를 지적했다.
[조선일보가 바라보는 청년] 트렌디한 신인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