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에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송파구청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이희훈
2m.
권준욱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28일 정례브리핑에서 거듭 강조한 거리다.
마스크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이 거리만 제대로 유지한다면 무서울 정도로 확산하는 코로나19의 전파 고리를 끊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종교 예배나 다중 밀집 시설에 가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우선 28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총 2022명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진앙은 신천지 대구교회이고, 이 교회 신도들이 전국적 확산의 '코어그룹'이다. 현재까지 전체 확진자 중 840명, 41.5%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금도 1032명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면 이 교회 관련 환자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독 이 교회 신도 사이에서 감염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예배 방식에 기인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신도와 신도 사이의 거리가 아주 밀접하다는 것이다. 예배를 볼 때 신체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고, 노래를 부르는 등 서로의 비말 노출 빈도가 높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긴급 호소문을 통해 "종교 집회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권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스 때는 3ft(1ft=30.48cm)라고 표현했습니다. 약 90㎝ 정도죠. 기침하거나 말을 할 때 비말이 튀는 거리인데, 이번에 등장한 코로나바이러스는 대개 6ft 정도, 2m입니다. 사실상 2m 거리 떨어져 있으면 설령 환자를 만난다 해도 나에게 그 바이러스가 침입할 가능성은... 남는 것은 손밖에는 없습니다. 그 환자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직접 손과 손이 닿거나 또는 묻어있는 물체를 내가 손으로 만졌다가 나의 눈, 코, 입에 가져다 댔을 때 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
권 부본부장은 또 "코로나19 유행을 일으키는 코어 그룹(신천지 대구교회)이라고 할 수 있는 중심 집단의 규모가 아직 큰 상황이고, 연결고리가 없는 분산된 지역에서의 발생, 또 그 지역에서의 발생이 또 다른 클러스터로 발전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서 전체적인 유행의 양상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그 과정에서 접촉거리를 2m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본인의 몸이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외출을 삼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손을 씻고 주의함으로써 전파의 연결고리가 하나하나 끊어질 때마다 그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많은 환자들이 차단이 된다"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이 지금까지 추정하는 코로나19의 '기초재생산 지수'는 2~3정도 된다. 1명의 감염자가 2~3명을 감염시킨다는 것이다. 홍역의 경우는 '10'이 넘는다. 1명의 홍역환자가 10명 이상의 홍역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삽시간에 퍼진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유행의 피크는 병원체의 고유 특성, 전파경로, 감수성을 가진 숙주인 우리들의 행동·행태 등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른 곡선을 보일 수 있다"면서 "최선을 다해서 유행의 곡선의 높이를 낮추고, 또 유행의 면적을 줄이는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이럴 때일수록 소셜 디스턴싱(social distancing)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바이러스와 거리두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하고 2m 이상 떨어지려면 사실은 불필요한 어떤 다중만남, 집회, 외출 이런 것들이 자제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고위험군이라면 외출을 반드시 자제해야 되고, 능동감시 차원에서 신천지 교인들의 명단을 확보해 한창 연락하고 있는데, 연락이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권 부본부장은 "2m 이외에 밀집된 접촉, 그것도 상당히 장시간 이루어질 수 있는 것들은 누구라도 또 어디서라도 이 시기에는 자제하고, 설령 그러한 어떤 예방조치의 명령이 없다 하더라도 그것이 전체 다른 사람들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만드는 바른 행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나라 상당히 많은 규모로, 빠른 시간에, 정확하게 진단"
코로나19의 전파를 막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치료제나 백신이다.
권 부본부장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나라가 빨리 바이러스를 분리하고 진단키트를 제조해 보급해서 외국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많은 규모로, 또 빠른 시간에, 또 정확하게 진단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제라도 코로나19에 대해서 백신이나 치료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야 된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 5일 '코로나19의 치료·임상 및 백신개발 연구 기술 기반 마련' 등에 대한 연구계획을 발표했고, 17일 확진환자의 혈액 자원 확보 등의 연구과제를 긴급 공고한 데 이어 19일에는 산·학·연 공동으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를 통해 방역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과제 수요를 추가로 발굴했다
권 부본부장은 "긴급 연구 예산 추가 확보에 따라 기업·의료계·학계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여 방역현장에 필요한 신속 진단제, 환자임상역학, 치료제 효능 분석을 추진하고, 선제적 예방을 위한 백신 후보물질 개발 등 관련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5
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