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생각, 오래된 지혜를 만나다의 목차목차
나호선
나는 이 책을 통해 거대한 역사의 흐름과 완고한 사회의 구조, 충돌하는 가치관 사이에서 평범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다루고자 했다. 이 세상 사람들의 실패한 첫사랑 평등, 세상을 뒤바꿀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으나 항상 잘못 쓰이는 권력, 불평등과 그릇된 권력의 결과로 가득 차는 이 땅의 혐오들. 그곳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감정을 느끼고 밥을 먹고 살아가는 것일까?
극한의 상황을 맞닥뜨린 평범한 사람들에게 스탈린과 트로츠 키의 차이를 설파하는 것, 파시즘과 가톨릭 독재를 구분시키는 것은 어떠한 의미도 갖지 못한다. 납득은 머리가 아닌 밥이 한다. 사람은 거창한 이념과 교리 한 줄보다 싹이 난 감자 한 톨의 소중함에 목숨을 건다. 복잡한 전쟁은 사소한 것에 이판사판의 각오를 다지게 만들지만, 이 사소한 이유가 복잡한 전쟁을 지탱하는 기둥이 되는 것이다.
'평등' 챕터가 인간 세계의 구조를 다뤘다면, '권력' 챕터는 그 구조에서 발현된 역사를 다뤘고, '혐오' 챕터는 구체적인 우리네 삶을 담았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직접 확인해주길 부탁한다. 평범한 사람과 민주주의, 자유와 평등, 권력과 혁명, 이념. 그리고 역사의 진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꼭 마음에 들 것이다.
저자가 없어 한동안 외로울 책의 탄생을 축하하며
혁명은 한 인간의 내면에서 출발해 비로소 세상에 닿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나는 막 첫걸음을 뗐다. 평범한 해방의 길을 뒤따르기 위해서. 걸어가는 곳은 길이 되리라.
사실 이 책의 북토크를 기획했다. 사람이 태어나면 돌잔치를 하듯이, 새로 태어난 책에 대한 당연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북토크를 위해 여러 사람이 자기 능력을 빌려주었는데, 코로나19로 중단되었다. 이 책을 쓰는 데 들인 공만큼 무얼 해보지 못하고 군대로 떠나는 게 정말 아쉬울 따름이다.
다만 재밌게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걸 응원 삼아 훗날을 도모해야겠다. 책이 다시 빛을 볼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 책을 냈다고 해서 일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다만 많은 언론사에서 내 책을 다뤘을 때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는 점. 내 책에 대한 서평을 하루에도 수십 번 검색해 본다는 점 빼고는 말이다.
아쉽게도 나는 한동안 이러한 일상을 즐길 수 없게 되었다. 책을 낸 지 두 달째 되는 3월 9일, 충청남도 논산시 연무대 육군훈련소로 입영하기 때문이다. 내 책에 대한 출간 후기, 이것이 스물 아홉 먹은 지각 인생의 입영 전 마지막 글이다. 저자가 없어 한동안 외로울 내 책에 이 글을 바친다.
젊은 생각, 오래된 지혜를 만나다 - 우리 사회를 읽는 청춘의 눈
나호선 (지은이),
여문책,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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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근로자, 부업 작가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과
『젊은 생각, 오래된 지혜를 만나다』를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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