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모친 빈소에 놓인 조화들
최경준
이재명 지사 측은 14일 오후 "유족들의 최종 결정에 따라 지금까지 온 조화는 돌려보내지 않은 상태"라면서 "하지만 더는 조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며 조문도 가족, 친지, 고인의 지인 외에 삼가해달라는 것이 유족들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사 모든 풍파에서 자유롭고 싶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모친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함께 거듭 조문·조화를 사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육신의 인연을 정리하는 자리를 소홀히 할 수 없어 자식의 도리와 예를 다하려 하는데, 어머님 슬하만도 30여 명에 이르러 상가가 혼잡하다"며 "오시더라도 짧은 눈인사 외에 식사 대접은 물론 잠시 머물며 서로 손잡고 짧은 말씀 나눌 시간조차 가질 수 없는 황망한 지경"이라고 전했다.
이 지사는 이어 "저로 인하여 내밀한 가족사가 만천하에 들춰지고 골육상쟁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아야 하는, 한 여성으로서 또 어머니로서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겨드렸다"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근심·걱정 못다 떨쳐 내고, 천상으로 떠나는 발길조차 무겁게 하는 씻을 수 없는 불효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어머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이 순간만큼은 세상사 모든 풍파에서 자유롭고 싶다"며 "말씀드린 것처럼 가족 친지 지인들과 함께 어머니의 지나온 여정을 회상하며 조용히 보내드리고 싶다. 겪지 않아도 될 너무 많은 참상을 겪으신 어머니도 그러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끝으로 "거듭 부탁드립니다만 정무와 공무에 바쁘신 분들과 정치적 동지들께서는 멀리서 마음으로 위로해 주시기 바란다"며 "상가가 비좁아 조화도 받기 어렵다는 양해 말씀도 다시 드린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모친에 대해 "나의 하늘"이라고 표현하며 여러 차례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2018년 5월 도지사 예비후보 당시 이 지사는 "제 어머님은 고된 밭일에 약장사까지 하면서 힘겨운 삶의 무게를 견디며 일곱 남매를 키웠다"며 "공장 프레스 사고로 비틀어져 버린 제 왼팔을 보고, 마당에 물통을 엎어놓고 공부하던 저를 보고, 그렇게 말없이 흘린 어머니의 눈물, 저는 다 기억조차 할 수 없는데 해드린 것이 없는 것 같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감염 예방 위해 평소와 다른 빈소 풍경
한편 이재명 지사의 모친 빈소가 차려진 성남시장례식장은 가족장으로 조용히 보내드리고 싶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차분한 추모 분위기 속에서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 지인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