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직 사퇴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나서고 있다.
남소연
[기사 보강 : 19일 오후 5시 33분]
"16년 국회의원 생활을 물러남에 있어서..."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눈물을 흘리진 않았으나 그의 눈가와 코는 이미 붉어진 상태였다. 종이컵에 담긴 물로 목을 몇 차례나 축인 이후에야 한 대표는 입을 열고 "마지막 당과 국민에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깨끗한 정신으로 (대표직을) 맡았는데, 그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쥔 그들과 타협할 수 없었다"며 말을 이어갔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한선교 대표가 전격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19일 오후 4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 직전 당사에서 열린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 수정안에 대한 선거인단 투표가 부결된 직후다.
미래한국당은 16일 처음 총선용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냈지만 통합당의 반발에 부딪쳤고 지난 18일 4명의 순번을 조정한 수정안을 새로 만들어 이날 선거인단 투표에 부쳤다. 하지만 해당 수정안은 반대 47표, 찬성 13표, 무효 1표로 최종 부결됐다.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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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보인 한선교..."어린왕자의 꿈 막았다"
한선교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수락하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불출마를 선언하고 국회의원 생활을 어떻게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당으로부터 대표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대표직을 맡는 것이) 마지막으로 당에 대한 봉사일 수 있겠다고 판단해 충정에서 받아들이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정말 잘해보려고 열심히 뛰어왔고, 비례대표 공천에 돈 공천, 밀실 공천은 원천 차단했다"며 "비례대표는 '이런 그림이 바람직하다'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어린 왕자의 꿈이었던 것 같다"며 "가소로운 자들의 행태에 막히고 말았다.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가진 당 인사들이 제 작은 꿈을 막아버리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거취를 두고 불거진 논란에 대해 "가소롭다"고 평가했다. 한 대표는 "최근 통합당의 한 고위 당직자가, 한선교가 선거에서 잘 돼서 원내 교섭단체가 되면 그냥 뭉개고 있을지 모르니 미래한국당 당헌당규에 (한 대표를) 물러나게 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더라"며 "국회의원을 몇 개월도 안 한 친구가 그런 얘길 했다고 한다. 가소롭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저로 인해 당에 분란이 일어나고, 그 여파로 이번 총선이 망하면 안 되니까 (그게 누구인지) 말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선교 "새로 고친 명단, 다시 고치지 말아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