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저녁 두 번째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연합뉴스
지난 3월 30일 저녁 8시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가 두번째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혹시라도 도쿄 '로크다운'(lockdown·도시봉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 두려운 마음으로 유튜브로 TV방송을 시청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크다운의 ㄹ자도 안나왔다. 40여분에 걸친 기자회견의 핵심은 밤거리의 유흥 행위를 자제해 달라는 것이었다.
즉, 젊은이들은 가라오케와 나이트클럽을 가지 말고,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남자들은 크라브, 스나쿠, 걸즈바 같이 사람이 많은 술집을 피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무슨 말인지는 잘 알겠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는 내용을 다시, 그것도 저녁시간에 긴박한 분위기를 팍팍 풍기며 기자회견을 연다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가 죽은 다음날 열린 고이케 도지사의 기자회견
그래서인지 이번 기자회견은 전날 죽은 일본의 국민 코미디언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 원래 시무라 켄은 도쿄의 유흥가 긴자의 황제로 불리웠고, 전성기 때는 '매일' 일이 끝나면 긴자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코로나19에 걸려 목숨을 잃은 그의 감염 경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긴자 이야기가 새어나왔고, 그래서 고이케 도지사가 지금까지 직접적으로 건드리지 않았던 밤의 유흥가를 거론한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현지 언론 관계자로부터 이야기가 흘러들어왔다. 오사카 기타신치(北新地)의 고급 크라브 '후지사키(藤崎)'가 지난달 25일부터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다.
일단 이 소식은 두 가지 점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먼저 아무리 유흥업소 매상이 떨어지고 있다 하더라도 오사카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간다는 '후지사키'같은 고급 술집이 자발적으로 문을 닫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도쿄가 아닌 오사카의 술집이 문을 닫았는데 이게 왜 도쿄 도지사의 회견과 연결되는가 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