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4.15총선1054화

"처음 투표합니다"

생애 첫 투표자 6인 스무 살 청년 인터뷰

등록 2020.04.14 10:13수정 2020.04.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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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애 첫 투표 화성시 봉담에 위치한 그물코 방과후 대안학교 졸업생 6인을 만나, 생애첫 투표 소감을 들었다. 왼쪽부터 김원(만 21세), 김대솔(만 20세), 김지현(만 18세), 진상민(만19세), 정희돈(만 20세), 고한비(만20세) ⓒ 윤미

화성시민신문이 생애 첫 투표를 앞둔 스무 살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만 18세부터 만 21세까지 6명이 모여 가볍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가벼운 기획이었지만 담론은 가볍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물코 방과 후 대안학교 졸업생 6인을 지난 11일 봉담 그물코학교에서 만나 평소 관심사와 생애 첫 투표 소감, 공교육 제도권에서 받은 정치 관련 교육 등이 무엇이었는지 물었습니다. 

인터뷰 참석자는 고한비(여, 만 20세, 대학생), 정희돈(남, 만 20세, 대학생), 김원(남, 만 21세,대학생), 진상민(여, 만 19세, 대학생), 김대솔(남, 만 20세, 대학생), 김지현(여, 만 18세, 대학생) 6명 학생입니다. 김원 학생은 2년 전 기초의원선거 때 투표를 한 '유'경험자였으나, 인터뷰에 함께 참여해 경험을 나눴습니다.
 

정치에 관심은 없지만, 참여는 해야 스무살된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은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나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같이 고민해봤다. ⓒ 윤미

- 만나서 반갑다. 현재 제일 관심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대솔: "소수자 문제에 관심이 많다. 페미니즘, 성 소수자, 장애인 인권에 관심이 많다. 현재 정의당 평당원으로 성 소수자 위원회와 장애인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원 : "6월 입대를 앞두고 있다. 음악에 관심이 많다. 가장 가까운 목표는 앨범을 내는 거다.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으며 작곡을 하고 싶다."

지현 : "성인으로 해야 할 방식과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교육 전반적인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한비 : "코로나19로 집에 있으면서 극단의 스트리밍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뮤지컬이나 일반 연극의 공연실황을 주로 본다."

희돈 : "5월 입대를 앞두고 있다. 내 인생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살게 될지 궁금하다. 대학에 입학만 하면 미래가 명확해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인 것을 알았다. 현실과 타협해서 어떻게 변하게 될지 모르겠다."


상민 : "청년 창업에 관심이 있다. 지원받을 방법을 모색 중이다."

- 처음으로 투표를 한다. 소감이 어떤가.
한비 : "사실 너무 모르고 있어서 부끄럽다. 관심이 솔직하게 정치에 가지 않는다. 투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집으로 온 공보물과 부모님 얘기를 토대로 마음을 정했다. 사실 이렇게 아는 게 없는데 투표해도 되겠냐는 생각을 한다."

희돈 : "고등학교 때까지 뉴스도 챙겨보고 더 관심이 있었는데, 대학 진학하면서 거리가 멀어졌다. 기숙사에 텔레비전이 없는게 이유일까 싶다. 당명도 그때와 많이 바뀌어서 잘 모른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선거철에 공보물이나 그때 나오는 정치인의 말이 투표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원 : "생일이 빨라서 2년 전 부모님 의견에 따라 수동적으로 찍었다. 이번에는 사전교육을 부모님에게 받았다. 사전투표를 하고 나서야 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찍고 난 후 공약을 찾아봤다. 잘 뽑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

상미 : "희돈처럼 고등학교 때 외려 지금보다 더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청소년 집회도 꾸려서 18세 선거권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대학생 되고 나서 관심이 없어졌다.  당장 코앞에 일에 너무 바빠서. 뉴스를 작년에 많이 안 봤다. 선거철 되면서 관심을 두고 알아봤다."

대솔 : "사전투표 참관인으로 활동했다. 청소년들도 유권자로 됐다는 점과 성인이 돼서 유권자로 투표를 행사한다는 점이 성년으로 인정받은 기분이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지현 : "정치에 솔직히 좀 지친 부분이 있다. 부모님이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데, 외려 나는 그것을 보면서 관심을 줄였다. 총선을 앞두고 기사와 댓글 등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민주시민교육 교과서는 받았지만 정작, 실질적 교육은 없었다."

- 그렇다면 공교육에서 민주시민 교육이나, 정치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가?
한비 : "솔직히 민주시민 교육이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학교에서 법과 정치 과목 일부로서 배우긴 했다. 그 이상을 배우거나 깊이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실생활정치와 연결할 게 없다. 그 교육을 통해서 정치에 관심을 두거나 아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희돈 : "민주시민 교육 교과서를 받았지만 펼쳐보진 않았다. 학교 반장선거나 전교 회장 선거할 때 이론적으로 알던 것을 몸으로 배웠던 것 같다. 표심을 얻기 위해 몸으로 행동하는 것을 느꼈다. 민주시민교육이 학교에서 이뤄진다면, 일방적 교육이 아닌 몸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모의투표 같은."

원 : "학교 다닐 때 대선 모의투표를 해본 적이 있다. 정치에 관심 없다가 친구들과 모의투표를 가지고 직접 찾아보고 부딪히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상민 : "민주시민 교육 받은 적이 없다. 학교가 보수적이어서 학생 공약을 학교가 수용하지 않았고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학교부터 학생 의견을 수용하는 개방적인 공간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대솔 : "학교 다닐 때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가 있었다. 시민사회단체가 정치 참여와 공론장의 접근 기회를 학생들에게 많이 부여해줬으면 좋겠다. 그 경험이 정치에 관심을 두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지현 : "신설고교였고 민주시민교육교과서는 찢어서 비행기 날리는 용도였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 학생회장은 인기투표에 불과했다. 학생 때 세월호 캠페인으로 담장에 리본 묶기를 진행한 적 있었는데,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떼라고 해서 뗐던 기억이 있다."

대솔 : "학생회 투표가 인기투표나 장난처럼 되는 이유는 학교가 학생회에 권한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회가 무언가 권한을 갖고 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상민 : "고3 학생이 유권자가 됐다 해도 입시 굴레를 벗어나기 어렵다. 우리의 권리를 요구하고 정치 활동을 하기에는 입시 압박감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

한비 : "학교 다닐 때도 학생회장 선거에 비관적이고 부정적이었다. 학생회장을 뽑는다고 저 공약이 실현될까, 그런 부정적인 경험과 실패의 경험이 성인이 돼서도 연장선처럼 존재한다. 저 정치인의 공약이 정말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 라는."

희돈 : "그 연장선에 수직선을 그어보자면 내가 나온 학교는 사립학교였고, 1960년 개교한 전통 있는 학교였다. 그리고 학생회가 잘됐었다. 매주 교장과 학생회장이 면담을 했었다."

지현 : "성인이 돼서도 학생 때 경험을 떠올리고 지치는 것도 같다. 그러나 교육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것이 꼭 민주시민 교육의 시작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첫 시작은 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두고 공론의 장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유발해주는 사회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화성시민신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
#내생애첫투표 #스무살 #정치관심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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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에서 일합니다. 풀뿌리지역언론운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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