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 경찰청에서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한 지 29일 만에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서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경찰은 22일 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는 오 전 시장을 소환해 10여 시간 넘게 조사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오 전 시장은 이날 아침 일찍 부산지방경찰청 지하에 도착해 바로 수사전담반 조사실로 직행했다. 지난달 사퇴 기자회견에서 4주가 지난 시점이었다.
칩거 29일만에 포토라인... "추가 혐의 없다"
칩거 29일 만에 오 전 시장이 경찰에 나타나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수사과정의 비공개 원칙에 따라 오 전 시장의 동선은 공개되지 않았다. 때문에 상당수의 언론사가 부산경찰청 앞에서 진을 치는 상황이 연출됐다.
오 전 시장의 조사가 마무리된 오후 10시까지 취재진은 부산경찰청 입구에서 장시간 대기했다. 조사를 마친 오 전 시장은 귀가 전 지하주차장이 아닌 부산경찰청 후문 1층 출입구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장시간 조사 이후 카메라 앞에 선 오 전 시장은 상당히 지친 모습이었다. 그리고 다섯 번 넘게 '죄송하다'를 반복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부산 시민에게 정말 큰 실망을 끼쳐 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피해자 분에게 죄송하다"면서 "경찰 조사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했다.
사퇴시기 조율, 사건 무마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도 다시 "죄송하다"고 답했다. 추가 혐의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다시 "죄송하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더는 응답없이 대기하던 자동차로 발걸음을 옮겨 급히 취재진 사이를 빠져나갔다.
"죄송하다", "죄송하다"
앞서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전화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 최근 성추행 피해자도 경찰에 피해 내용을 진술하면서 소환 임박설이 나돌았다. 경찰은 이번 소환을 통해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도 함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은 "오거돈 전 시장을 소환해 접수한 각종 고발사건과 의혹에 대해 전반적인 조사를 실시했다"면서 "추가 조사 여부 및 이날 조사 내용은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거돈 전 시장의 비공개 출석을 강하게 비난했다. 부산시당은 "끝까지 비겁하게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막중한 중책을 맡았던 공인으로 자발적 경찰 조사를 받고 공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도리임에도 잠적 끝에 숨어서 경찰에 출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