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뇌물공여, 특정경제가중처벌법(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위증) 위반 혐의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희훈
8일 오전 10시 2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출입구로 들어왔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취재진의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취재진 : "불법 합병 관련해서 보고하거나 지시하신 것 정말 없으십니까?"
이재용 부회장 : "......"
취재진 : "회사에서 지시 있었다는 정황이 있는데, 여전히 부인하시나요?"
이재용 : ."......"
취재진 : "3년 만에 영장심사에 서셨는데 심경이 어떠십니까?"
이재용 : "......"
취재진 : "한 말씀만 해주시죠."
이재용 : "......"
입을 꾹 닫은 이재용 부회장은 오전 10시 30분부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는 321호 법정으로 향했다. 함께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역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이 부회장 뒤를 따랐다.
이 부회장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것은 지난 2017년 2월 16일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당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에 뇌물공여, 특정경제가중처벌법(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위증) 위반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7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특검과 이재용 부회장 쪽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튿날 새벽 삼성그룹 창업 이후 79년 만의 총수 구속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 부회장은 1년가량 수감생활을 한 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한편, 이날 법원 서관 입구에는 수십 명의 내외신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AFP 등 외신 취재진도 눈에 띄었다.
또한 이 부회장을 응원하거나 비판하는 시민들은 "자유경제 응원합니다, 삼성 화이팅!" "이재용 구속하라" 등을 번갈아 외쳤다. '이재용 구속' 등의 팻말을 든 일부 시민들은 절차에 따라 청사 밖에서 시위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한 법원 공무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진검 승부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