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정상수업도 못하는데... 교원평가 유예해야"

전교조대전·충남지부 성명 통해 촉구... "코로나로 지친 교원 두 번 죽이는 일"

등록 2020.07.01 14:51수정 2020.07.01 15:06
0
원고료로 응원
a

교원평가시스템에 들어가기 위한 입구 화면. ⓒ 인터넷 갈무리

 
전교조대전지부와 충남지부가 각 교육청이 실시하는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운 올해만큼은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교조대전지부는 1일 성명을 내고 "지금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평가'가 아니라 '위로'"라며 "대전시교육청은 2020년 교원평가 유예를 선포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지부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통한 공교육 신뢰도 제고'라는 2010년 전면 시행된 '교원능력개발평가'는 법률적 근거가 미약하다"며 "관련 법률이나 시행령도 없이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이나 '교원능력개발평가 실시에 관한 훈령' 등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교원의 능력을 개발하기는커녕 '참여율 저조', '평가의 불공정성', '교육과정 왜곡' 등 다양한 부작용만 양산해 왔다"면서 "학생들은 억지로 컴퓨터실에 끌려가 자신을 가르치는 교사의 인기를 계량화해 투표했고, 학부모들은 제발 만족도 조사에 참여해 달라는 학교 측 문자 폭탄에 시달려야 했으며, 교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동료 교사들에 점수를 매겼다"고 비판했다.

대전지부는 또 "더군다나 올해 학교는 코로나-19 사태로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사상 유례가 없는 '온라인 개학'으로 서로 얼굴도 모른 채 수업을 했고, 순차적 등교가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교사는 아이들 얼굴을 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역의 최전선'으로 내몰린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 준비, 마스크 착용 교실수업은 물론이고 학생 자가진단 관리, 마스크 착용 및 거리 두기 생활지도, 급식실 질서 지도 등 도무지 쉴 틈이 없는 빼곡한 일상에 지쳐가고 있다"면서 "교육활동 및 방역에 지친 교사들에게 '평가'가 아닌 '위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전지부는 또 교사에게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그냥 '업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교사들이 교원평가를 받기 위해서 하는 일은 ▲교육 활동 소개자료 탑재 ▲공개수업 준비 ▲동료교원 평가 체크리스트 작성 ▲능력개발계획서 작성 ▲학생 및 학부모 대상 교원평가 안내 ▲교원평가관리위원회 구성 등 수없이 많다는 것.



특히, 올 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학부모의 공개수업 참관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더욱 '교원능력개발평가'는 불가능하다며 "지금 교육청이 할 일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맞아,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이 보장된 가운데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대전시교육청은 2020년 교원평가의 유예를 선포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전교조충남지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충남교육청은 2020교원능력개발평가를 전면 유예하라"고 촉구했다. 

충남지부는 "코로나19로 온라인 개학의 원격수업을 거쳐 지난달부터 등교개학을 시작했지만,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이라는 생소한 교수-학습 조건과 방역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쓴 채 소통이 제한된 수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뿐만 아니라 모둠학습이나 토론수업 등 학생중심 수업은 엄두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사들은 수업 뿐 아니라 방역 관련 학생안전 지도까지 맡고 있는 현실이다. 계속되는 코로나 확진자 발생과 2차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현장을 억누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처럼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교원평가를 강행하는 것은 교사를 두 번 죽이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충남지부는 "교원평가의 무리한 시행은 수업과 방역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연일 고군분투하고 있는 교사의 교육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이라며 "지금 교육청이 해야 할 일은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진행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학교 현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일이다. 따라서 충남교육청은 2020년 교원평가를 전면 유예하고, 더 나아가 교육부에 건의해 교원평가를 즉각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교원평가 #전교조대전지부 #전교조충남지부 #대전교육청 #충남교육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윤 대통령, 류희림 해촉하고 영수회담 때 언론탄압 사과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