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빛 행진' 선거운동을 진행하던 때의 모습.
신민주 선거캠프
방송차 위에서 연설을 하던 14일의 기간 동안 교수가 했던 말이 만들어낸 사회들을 끊임없이 목격했다. 한 상대 후보는 'N번방 사건'을 비롯한 디지털 성폭력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피켓을 보고 "N번방? 나는 2번방"이라고 말하며 사실상 'N번방 사건'을 조롱했다. 페미니스트 후보들에 대한 벽보 훼손이 계속 이어졌다.
선거 전반을 통틀어 볼 때도 비슷한 문제가 이어졌다. "아내도 한 명보다는 두 명이 낫다", "화류계에 아무것도 없더라, 언제까지 밤에 허벅지만 찌를 것이냐", "애를 하나 더 낳는 게 중요하다"라는 여성 비하 발언을 쏟아내던 후보가 당선되었다.
자서전에 당당히 성폭력을 모의했다는 내용을 적어 논란이 일었던 정치인도 이번에 또다시 당선되었다. MBC는 개표방송에서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후보들 간의 경쟁도 그 후보들이 여성일 때 '여자들의 기 싸움' 정도로 매도되었다.
일련의 사건을 목격하며 교수가 했던 말을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봤다. 이러한 사회에서 그의 말은 일부 맞는 말일 수도 있었다. 남자들이 수천 년간 정치를 해온 이유는 분명히 존재했다. 그건 여성이 겪어야 하는 수많은 유리천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정치의 영역으로 볼 것인가'라는 문제에서도 유리천장은 존재했다. 여성이 일상적으로 마주하고 있는 모욕들, 성폭력들, 여성혐오적 발언들은 '정치적인 것'으로 여겨지지 못했다.
임신과 출산이 여성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던 정치인이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모성의 소중함을 거론했을 때 모두가 박수를 쳤다. 모성이 여성의 본성이며, 여성을 어머니로 치환한 행위가 오래된 역사 속에서 얼마나 차별적으로 기능했는지 말하는 이는 아주 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모성이 여성의 본성이 아니라는 주장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여성들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 정치는 사회에서 당연하게 통용되는 차별을 규정하고 그것을 시정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정치가 삶과 떨어져 있는 비일상적인 일로 여기지 않는다면, 정치로 인해 인간의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면, 여자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믿는다면 그럴 것이다.
우리는 어떤 질문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21대 국회에 차별금지법이 발의되었다.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차별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것이라 주장한다. 차별금지법 같은 편파적인 법이 통과될 때 나타날 부작용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늘 역사는 "어떠한 사람들의 인권은 보장할 필요가 없다"라는 주장과 "모든 이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라는 주장의 싸움으로 진행되어 왔다. 신분제 폐지도, 노동법 제정도, 민주주의의 정립 과정도 그랬다. 인권에 대한 논의는 늘 편파적이었다. 차별을 금지하는 일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에 우리가 답해야 하는 말은 "모든 이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라는 말이다.
모든 인격체가 당사자일 수밖에 없는 논의가 이제 정치의 영역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4년 전 내가 하지 못한 일들을 지금의 여학생들이 대신 해주기를 원한다. 정치가 남자의 일이라는 말하는 교수에 대해 "그것은 차별입니다"라고 대답해주기를 원한다. 무엇이 차별인지 규정된다면, 그것이 법적으로 규정된다면 그런 일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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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남자의 일'이라는 교수님, 제가 여성정치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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