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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최초 일본군 '위안부' 기념관 폐관 위기

코로나19로 방문객 줄어 적자 운영 감당 어려워... 올 11월 폐관 예정

등록 2020.07.11 16:17수정 2020.07.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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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박물관 입구 모습 11월 중 폐관을 앞둔 대만 유일의 일본군 '위안부' 기념관
아마 박물관 입구 모습11월 중 폐관을 앞둔 대만 유일의 일본군 '위안부' 기념관정민식
 
대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부녀구원사회복리사업기금회(婦女救援社會福利事業基金會, 아래 부녀구원회)는 지난 6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적 이유로 일본군 '위안부' 기념관이 11월 중 폐관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은 코로나19 방역 모범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지만 급격하게 줄어든 관람객으로 더는 기념관 부지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고 부녀구원회는 밝혔다. 매년 한화 약 1억~2억 원에 달하는 적자에도 운영을 이어왔지만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대만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기념관인 '아마 박물관(AMA Museum)'은 2016년 12월 세계 인권의 날에 맞춰 개관했다. 타이페이 중심부에 위치한 기념관은 부녀구원회가 20년 넘게 수집한 '위안부' 자료가 숨 쉬는 곳이면서 전쟁의 아픔을 되새기고 기억하는 공간으로 역할을 해왔다. 

대만의 젊은 사람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해 대만은 물론 세계 각지의 관람객들에게 기념관은 지난 4년간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인권 운동의 기지였다.  
 
Lyang Apay 할머니의 이야기 기념관을 방문한 관람객이 Lyang Apay 할머니의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시청하고 있다.
Lyang Apay 할머니의 이야기기념관을 방문한 관람객이 Lyang Apay 할머니의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시청하고 있다.정민식
 
기념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진패여(Chen Pei-Yu)씨는 "지난 월요일 폐관 소식을 전한 뒤로 많은 응원 전화와 세계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받고 있다"라고 말하는 동시에 "기념관이 문을 닫게 되더라도 많은 사람에게 역사를 알리기 위해 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으로 '위안부'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났고 대만도 피해 할머니들이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1992년 일본에서 대만 여성의 '위안부' 피해 기록이 발견되었고, 이를 계기로 부녀구원회는 기금회 내부에 위안부 팀을 창설, 피해사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후 십여 년이 넘는 오랜 노력의 결실 끝에 아마 기념관이 건립될 수 있었다.

대만의 '위안부' 피해자는 대략 2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등록된 피해자는 59명, 그리고 생존자는 현재 단 2명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에 책임과 진정한 사과를 요구할 수 있는 증언자가 사라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대만의 유일한 일본군 '위안부'를 위한 기념관의 폐관 소식은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갈대의 노래 대만의 '위안부' 할머니들은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갈대로 상징된다.
갈대의 노래대만의 '위안부' 할머니들은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갈대로 상징된다. 정민식
 
아마 박물관 건립에 큰 힘이 되었던 영화가 있다. 2015년에 대만 전역에 개봉한 <갈대의 노래>는 대만 '위안부' 할머니 58분의 가슴 아픈 역사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갈대는 할머니들의 약하지만 강인한 생명력 그리고 그들의 사랑과 용기를 상징한다. 기념관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곳에서 갈대를 볼 수 있고, 그들이 가슴 안에 묻어야 했던 아픔을 느낄 수 있다.

대만 내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인식은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온천으로 유명한 베이터우에 피해 유적이 남아 있지만, 현재 베이터우 '위안소' 건물은 대만 민속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을 뿐, 박물관 어디에도 '위안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을 시작으로 아직도 일본 불매운동의 열기가 계속되는 한국과는 다소 대조적인 모습이 분명 대만에는 존재한다. 그러나 기념관을 기획하며 부녀구원회가 바랐던 것처럼 대만의 젊은 사람들에게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과거 역사의 아픔을 통해 배우는 것을 멈춰선 안 된다. 

한국의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시작으로 대만의 '위안부' 피해사례 조사가 시작되었던 것처럼 한국인과 세계의 연대가 필요할 때다. 
 
 한국인 관람객이 남기고 간 메시지.
한국인 관람객이 남기고 간 메시지.정민식
 
* 아마 박물관 후원 방법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아 구글 크롬 번역 사용을 권장드립니다.)


- 아래 부녀구원회 웹사이트 접속
https://web.intersoft.com.tw/donation/OnlineTWRF/ActivityDonate.aspx?ActID=2

- 좌측 할머니 3분 사진 아래 빨간 상자 (我要捐款) 클릭
- 기부 금액 및 개인 정보 입력 후 다음 창에서 신용카드 정보 입력
(화면의 $ 표시는 대만 달러로 $100 = 한화 약 4,000원에 해당합니다.)
#대만위안부기념관 #대만 #대만위안부 #타이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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