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보령 신구저수지 제방붕괴는 인재"... 농어촌공사 "천재"

임시물막이 구간 제방유실…농지10필지 1만2420㎡ 토사매몰

등록 2020.07.29 14:10수정 2020.07.29 14:10
0
원고료로 응원
공신력 있는 안전진단 재시공·정확한 피해조사에 의한 보상 촉구

지난 23일 오후 9시 10분께 충남 서천군과 보령시 경계에 위치한 신구저수지 제방 일부가 붕괴되면서 제방 아래 농경지가 토사로 매몰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농가와 서천지역 시민단체는 제방 붕괴가 "부실시공에 의한 인재"라는 입장이다.

서천지역 피해 농가들은 28일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가 주관한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안전진단에 의한 재시공과 함께 적확한 피해조사에 의한 보상"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가 피해원인을 제대로 밝히지 않을 경우 붕괴원인 규명을 위해 형사고발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제방이 붕괴된 신구저수지는 행정구역상 보령시 주산면 신구리에 위치해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는 올해 12월 말 완공을 목표로 23억 원을 투입, 지난해부터 여수토 확장을 주요 내용으로 한 '신구지구 수리시설 개보수사업 여수토 재설치 공사'를 진행 중이다.

피해 주민들은 서천군 비인면 구복리와 남당리 농민들로, 현재까지 10농가 10필지 1만2420㎡의 농경지가 토사매몰 및 토사유입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는 인재임을 인정하라는 피해농가들의 요구에 즉답을 피한 채 지난 23일 저수지 제방이 붕괴되기 전 2시간 동안 내린 50mm의 집중호우에 의한 천재에 무게를 두고 해명을 했다. 

보령지사는 "제방 붕괴원인에 대해 인재로 규정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즉답 대신 천재로 보기 어렵다"면서 전문기관에 안전진단을 의뢰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시공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보상협의 등 진행상황 전반에 대해서는 서천군청 농정과에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신구저수지 붕괴현장에서 만난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 관계자는 "여수토와 제방 사이에 여수토보다 높게 가체절(임시 물막이)로 때웠는데 임시 물막이 구간 중 (성토 및 다짐) 약한 곳이 집중호우에 의한 수위 상승의 영향으로 붕괴된 것 같다"면서 "26일까지 제방보강공사를 마무리하고 파손된 지수벽(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방수장치를 한 벽) 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피해농가와 서천지역 시민단체는 "붕괴되기 며칠 전부터 여수토 옆 옹벽에서 물이 샜다" "제방공사 현장에서 발견되면 안 되는 성토재(마사토)가 발견됐다"면서 "불량자재를 사용한 부실시공"이라 주장했다.


주민들은 지난 27일 오후 5시30분부터 서천군과 보령시 충남도의원과 서천군의회 의원, 서천군청 부군수와 서천군청 농정과장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책 강구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충남도와 서천군에 부실공사 의혹 진상규명과 함께 피해당사자가 입회한 적확한 피해조사에 의한 보상등을 요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아무개 주민은 "피해 발생에 따른 보상 문제도 중요하지만 저수지 제방에 대한 안정성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붕괴현장 확인 결과 제방 성토재로 사용해야 할 점토가 안보이고 일반 흙밖에 없었다"면서 "이는 발주처인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의 감독 소홀과 시공사의 불량 성토재 사용에 의한 부실시공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취재진과 함께 제방 붕괴현장을 둘러본 서천사랑시민모임 김용빈 대표는 "원래 저수지 제방은 점토로 채우고 밖에는 큰 돌로 쌓아야만 물이 스며들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다"면서 "무너진 현장에서 다량의 마사토가 발견됐다던데,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천사랑시민모임 김용빈 대표는 여수토 제방공사가 작업 시방서대로 시공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7일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측에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서천에도 실립니다.
#신구저수지 제방 붕괴 #부실시공 #신구지구 수리시설 개보수사업 여수토 재설치 #서천사랑시민모임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6,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서천지킴이로 뉴스서천 신문사에서 근무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정선 한 카페 구석에서 발견한 먼지 쌓인 보물 정선 한 카페 구석에서 발견한 먼지 쌓인 보물
  2. 2 쓰레기 몰래 버리던 공간, 주인의 묘안이 놀랍다 쓰레기 몰래 버리던 공간, 주인의 묘안이 놀랍다
  3. 3 신입사원 첫 회식... 선배가 데려간 놀라운 장소 신입사원 첫 회식... 선배가 데려간 놀라운 장소
  4. 4 [단독] 구독자 최소 24만, 성착취물 온상 된 '나무위키' 커뮤니티 [단독] 구독자 최소 24만, 성착취물 온상 된 '나무위키' 커뮤니티
  5. 5 뉴욕 뒤집어놓은 한식... 그런데 그 식당은 왜 망했을까 뉴욕 뒤집어놓은 한식... 그런데 그 식당은 왜 망했을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