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배 오체투지 환경상' 웹자보
세상과함께
[10년 전과 10년 뒤] 4대강은 그대로... 오체투지 정신이 절실한 까닭
사실 저는 오체투지 환경상 심사위원으로 참여합니다. 지난 13년간 4대강사업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고, 지난해 <오마이뉴스>가 만든 4대강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을 연출했다는 점 등이 심사위원 선정 이유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게는 분에 넘치는 일이지만,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10년 전 '4대강에 띄우는 편지'에서의 다짐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는 자책 때문입니다.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삼보일배, 오체투지 하면서 수경 스님의 빈자리를 채우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면피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따라나선 길입니다.
수경 스님,
정권은 바뀌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10여 년 전 스님과 함께 4대강 싸움을 하면서 함께 목소리를 높였던 사람들이 지금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장관이 되고, 청와대에도 입성했습니다. 국회의원이 된 인사도 있고, 기관장도 됐습니다. 지난 2017년 촛불 대선 정국에서 4대강 적폐청산 구호를 외쳤던 사람들이고, 4대강재자연화를 약속한 인사들입니다. 이들은 집권 4년차에 들어섰는데도, 4대강 보 처리 문제에 대해 차일피일 미루면서 시간만 허비하고 있습니다.
오체투지를 떠나실 때 스님이 발표한 기도문에는 작금의 상황을 예견해서 경책(警策)한 듯한 말씀도 있습니다.
대통령답게, 기업가답게, 국회의원답게, 공무원으로서 공복답게, 공권력으로서 경찰답게, 종교인으로서 신부는 신부답게, 목사는 목사답게, 수행자로서 스님네들은 스님답게...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길을 걸어가지 않기 때문에 혼란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들이 자신의 직분답게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는 스스로 잘 알 것입니다. 다만 아는 대로 그 길을 가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나는 나의 길을 제대로 가기 위해 오체투지를 합니다.
결국, 사람의 문제였습니다. 당시 스님께서 오체투지를 통해 '사람의 길'을 찾아 나섰던 이유를, 요즘 절실하게 실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