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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하늘을 나는 수레 '비거' 관광자원화 논란

진주시 비거테마공원 조성사업에 시민단체 "역사 고증부터"

등록 2020.09.08 11:55수정 2020.09.0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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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시가 만든 '진주재조명 역사 미니다큐 - 비거'의 한 장면.
진주시가 만든 '진주재조명 역사 미니다큐 - 비거'의 한 장면.진주시청
 
경남 진주에서 조선시대 임진왜란 진주성싸움 때 '하늘을 나는 수레가 있었다'는 이야기인 '비거(비차, 飛車)'를 중심으로 한 관광 자원화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1월 진주시는 망진산에 '비거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비거'는 임진왜란 진주성싸움(1592년 10월) 당시 '정평구'라는 사람이 '하늘을 나는 수레'를 만들었다고 해서 알려졌다.

'비거 테마공원 조성사업'은 공모사업을 통해 민간자본을 유치해 망진산 일대에 복합전망타워, 비거 전시관, 짚라인, 모노레일, 유스호스텔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같은 진주시 움직임에 시민단체 등은 "비거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며 "역사적 고증없이 비거를 관광 콘텐츠화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진주시는 "비거가 실제 존재했다는 주장은 한 적이 없다"면서 "문헌 등에 언급된 자료를 바탕으로 관광콘텐츠화 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찬성] 진주시-진주시의정회 "관광자원화 해야"

 
 진주시가 만든 '진주재조명 역사 미니다큐 - 비거'의 한 장면.
진주시가 만든 '진주재조명 역사 미니다큐 - 비거'의 한 장면.진주시청
 
진주시는 '비거'에 대해 "비거의 역사적 진위 여부를 떠나 비거 이야기를 관광콘텐츠화 해 진주만의 특색 있는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 입장문을 내기도 한 진주시는 "비거는 과거 역사의 이야기이므로 실제로 존재했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확하게 얘기할 수가 없고 비거의 실제 존재 여부에 대해 주장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서, 교양도서, 개인문집 등에 비거 이야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므로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비거를 관광콘텐츠화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진주시는 "비거 이야기는 임진왜란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어 진주성과 유등체험전시관과도 조화가 잘 이루어지며 진주성, 비거 테마공원, 유등전시체험관을 남강변 관광벨트로 구축해 관광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주시는 "망경공원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면서 비거 테마공원 터를 매입해야 하고 부지매입에 7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평범한 공원을 조성하기보다는 진주만의 특색있는 주제로 공원을 조성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들어 진주시민, 진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제공하면 진주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 추진에 대해 진주시는 "비거 테마공원 조성사업의 소재인 비거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 여부를 명확하게 단정할 수 없으며 다만 여러 문헌에 언급된 비거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른 시와는 차별화되는 우리 시만의 특색있는 공원을 조성해 진주를 머무는 도시로 만들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해 나간다는 것이 이 사업의 취지다"고 설명했다.

지역에서 논란이 일자 지난 8월 진주시의정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비거 이야기 관광콘텐츠화'는 항공우주도시를 지향하는 진주시와 조화된 소재이다"며 "비거가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며 공원 조성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일부 시의원 및 시민단체의 행동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비거 실체에 대한 역사적 진위여부와 관광자원화 문제는 명백히 구분돼야 하며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망진산 비거 테마공원 조성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역사적 사실로 검증이 돼야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근거 역시 어디에도 없다"며 "진주시는 대안제시와 방향설정으로 문제해결과 갈등해소에 보다 더 진정성있게 다가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대] "역사적 고증을 제대로 하지 않아"

 
 진주시가 만든 진주재조명 역사 미니다큐 - 비거의 한 장면.
진주시가 만든 진주재조명 역사 미니다큐 - 비거의 한 장면.진주시청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반대하고 있다. 진주시민행동 등 단체들은 지난 8월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시는 비거 테마공원 조성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진주시는 역사관광자원으로서 비거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촉석루 3월호에 비거를 역사적 사실로 보도해 시민을 기만한 시는 시민들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성주 탈출 스토리텔링으로 순국하신 7만여 조상들을 욕보이는 관광콘텐츠화를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진주시가 조선의 비행기였던 비거에 대해 이제 실존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비거 이야기는 존재하므로 이를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고 한다"며 "역사적 고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역사관광자원으로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진주같이, 진주시민행동, 진주환경운동연합, 역사진주시민모임 등 단체들은 '(가칭)반역사적 비거테마공원 건설저지 범시민모임 주비위원회'(아래 주비위)를 구성했다.

주비위는 "비거테마공원 건설은 환경 훼손은 물론이고 역사적 실체가 없는 비거를 주제로 함으로써 임진, 계사년 진주성 전투에서 순의하신 선조들을 욕보이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진주정신을 훼손하는 반역사적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는 시민운동을 전개하기로 한다"고 했다.

주비위는 "비거테마공원 건설에 참여하는 자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된다'는 반역사적 천민자본으로 규정하고 투자 반대 운동을 범시민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기고] 비거, 과연 진주성 위를 날았을까
#비거 #하늘을 나는 수레 #진주시 #역사진주시민모임 #강주인문학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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