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바로 옆 오대천 (Portra400)진부에서 정선으로 가는 국도 옆에는 오대천이 힘차게 흐른다. 길이 많이 파이고 위험했는데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보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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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천과 조양강을 끼고 황홀한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금세 정선 읍내에 도착한다. 곤드레밥과 콧등치기 국수를 먹고, 해마다 들르는 카페 사장님과 눈인사를 했다. 평일이고 식사시간을 피해서 근거리에서 마주친 사람은 없었다.
일부러 장날을 피했는데, 장날이 되면 이곳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아리랑시장'이기 때문이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러 사람 구경을 하러도 오는 곳이지만 이제는 장날을 피해서 갈 것을 권유한다. 장날은 말 그대로 현지인들이 물건을 거래하는 날로 남겨두시길.
동남천의 환상적인 물빛
이번 여행에서는 동강 본류를 지나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다. 평소 다니던 시기보다 1개월 정도 뒤에 간 것인데, 농업용수가 많이 흘러드는 시기인지 물색이 너무 탁했다. 송천에서 유기물이 가득한 물이 내려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골지천과 오대천마저 이렇게 탁한 경우는 없었다.
사람이 사는 모습이고 생계를 위한 수단이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자연과의 지속적인 상생을 위해서는 비료와 농약이 포함된 농업용수나 축산용수가 최소한으로 유출될 수 있도록 함께 의논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동남천과 동강이 만나는 곳 (Portra400)자세히 보면 오른편의 큰 줄기인 동강의 탁한 색과 왼편의 작은 줄기인 동남천의 색이 확연히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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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단 한 곳만은 오히려 이전보다 물빛이 맑은 곳이 있었다. 조양강과 동강이 팻말과 명칭으로 나뉘는 가수리에서 선평역 쪽으로 방향을 틀면 고한에서 흘러오는 작은 천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동남천이다.
큰 지도에서만 보면 길이 끊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공사중인 다리가 있고 그 밑으로 예전부터 나 있던 작은 길이 있다. 가수리와 선평역 한 가운데에는 '개미들마을'이 있어서 농촌체험 및 피서지로 운영되고 있다.
가수리 마을을 지나 동남천을 만나자마자 놀라운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의 물이 맑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색깔은 처음이었다. 항상 바닥이 갈색 빛이었는데 하얀색의 암반이 드러나서 에메랄드 색채가 빛나고 있었다.
"우와, 물 색깔이 어떻게 저래?"
"여기 몇 번 와봤지만 이런 색은 저도 처음이에요."
"이야, 정말 좋다. 좋아."
부모님 두 분은 서로 질세라 감탄을 거듭하셨다. 아마도 이번 여름에 내린 큰 비 때문에 바닥의 이끼나 해묵은 먼지가 다 씻겨져 나간 듯 보였다. 수해로 큰 아픔을 안긴 비였지만 이렇게 밑바닥의 속살을 드러내주는 작은 효과도 있었던 것이다. 태풍이 뒤집어주어야 바다가 살아난다는 말이 생각났다.

▲환상적인 물빛 (RDP3)이런 물빛이야 산 속 계곡에서는 흔하지만 마을을 지나는 실개천에서는 대단히 드문 빛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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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흔한 개천 (RDP3)지방도 옆을 흐르는 시내. 강원도에는 이렇게 마을을 흐르는 깨끗하고 풍성한 물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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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 (Portra400)하루 쯤 여유를 두어 천변 부지에서 가만히 시간을 보내고도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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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지천을 지나 다시 동강으로
하루가 지나고 골지천으로 향했다. 골지천은 태백시 창죽동에서 발원하여 임계에서 임계천을 만나 흐르다가 아우라지에서 송천을 만나 커지고 북평에서 오대천을 만나 조양강이 된다. 골지천 역시 최상류에 태백고랭지배추밭이 있는데, 그 영향인지 물빛이 좋지 않았다. 역시 계절이 바뀌면 매우 맑은 물이 흐른다.
임계에 있는 미락숲은 골지천 내 하중도에 조성되어 있는 작은 숲이다. 미루나무와 느릎나무가 높게 서 있는 모습이 한적하면서도 멋있다. 당일에는 갑자기 구름이 몰려와서 사진이 제대로 담기지 않아 2018년 여름에 찍었던 사진으로 대신한다.

▲미락숲 (Ektar100)차량 진입이 가능하고 캠핑도 가능하다. 정선군에서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무료 야영장. 편의시설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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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부터 아우라지까지 23.3km 구간을 '골지천 산소길 1구간'이라고 한다. 걸어도 좋고 자전거를 타도 참 좋은 길이다. 차량통행이 거의 없지만 인도와 구분되지 않은 구간이 많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걷다보면 사을기마을과 구미정, 월화폭포 등을 지난다. 2년 전에 비해 안내판과 길 등이 조금 정비되었다. 구미정에서는 꼭 한 번 쉬어가길 바란다. 남한강 수계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정자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사을기 마을로 올라가면 구미정과 골지천을 내려다볼 수 있는 포인트도 있다.
▲위에서 내려다 본 골지천과 구미정 (Portra400)갑자기 흐려졌지만 전망은 충분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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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폭포 (Portra400)소박하지만 자연폭포인 월화폭포. 월루마을에서 내려오는 작은 물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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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지를 지나 정선읍을 통과하니 다시 동강이 되었다. 귤암리를 지나 예미 방향으로 가면 동강의 흐름대로 가는 것이다. 물은 영월로 흐르지만 길은 산으로 올라간다. 고성리를 지나 신동읍으로 넘어가면 큰 국도를 만난다. 중간에 왕복 1차선짜리 재미있는 터널도 있다.
강따라 길따라 가다가 백운산 뒤편에서 넘어오는 후광을 만났다. 동강 너머로 저무는 태양이 뿜는 빛이었다. 산촌에서는 석양이 드문데 이렇게 극적인 빛을 만나다니 참으로 행운이 넘치는 하루였다.
▲동강의 저녁 (Portra400)백운산과 동강 너머로 지는 저녁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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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여행기를 쓰는 목적은 아름다운 곳을 함께 나누고자 함과 동시에 현재의 강산을 더욱 청명하게 가꾸자는 공익적인 호소도 있다. 특히 지금은 감염병을 조심해야하는 시기이니 아름다운 곳을 찾되 사람을 피하고자 노력하고, 자연을 즐기되 흔적을 남기지 않는 훌륭한 여행객이 늘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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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 대안교육 특성화 고등학교인 '고산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의 소통 이야기 및 소소한 여행기를 주로 작성해왔습니다.
2025년,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를 통해 한 아이의 양육 뿐 아니라 한국의 교육, 인류와 생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시민기자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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