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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걱정 말아요 그대, 이제 '꽃길'만 걸어요

붉은 꽃무릇 만개한 광주 문흥동 '문화소통길'

등록 2020.09.27 17:50수정 2020.09.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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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북구 문흥동에 있는 ‘문화소통길’에 가을의 전령사, 꽃무릇이 활짝 폈다 ⓒ 임영열

 
불과 한 달 만입니다. 마치 편집된 화면처럼 풍경이 확 바뀌었습니다. 지난여름 온통 보랏빛으로 넘실대던 맥문동 꽃길이 이번엔 레드 카펫을 깔아 놓은 듯 붉은 꽃길로 변했습니다.

광주광역시 북구 문흥동에 있는 '문화소통길'을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는 주인공은 통칭 상사화(相思花)로 불리는 '꽃무릇'입니다.
 

천·지·인 문화소통길은 광주광역시 북구 문화동에서 오치동 까지 이어지는 길로 연장 4.2km 구간이다 ⓒ 임영열

   

꽃무릇은 중국 양자강 유역이 원산지로 일본을 통하여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 임영열

 
꽃무릇은 중국 양쯔강 유역이 원산지로 일본을 통하여 우리나라로 들어왔습니다. 수선화과의 알뿌리 여러해살이 식물로 '바위틈의 마늘'과 같다 하여 '석산(石蒜)'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꽃은 보통의 식물들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식물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봄과 여름에는 흔적조차 없다가 날씨가 서늘해지는 초가을이 되면 땅속에서 마늘종과 흡사한 길고 가느다란 푸른 꽃대를 쑥 밀어 올려서 마치 우산을 펼치듯 붉은 꽃을 피웁니다.
      

가냘프면서 화려한 붉은 꽃이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다 ⓒ 임영열

    

한 뿌리에서 태어났지만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 하여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의 꽃이라 한다 ⓒ 임영열

   
꽃이 지고 난 다음에는 난초와 흡사한 푸른 잎이 돋아납니다. 한겨울에도 푸른 잎을 유지하다가 여느 꽃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봄이 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한 뿌리에서 태어났지만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 하여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의 꽃이라 합니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날 땐 꽃이 지는 꽃무릇. 서로 사무치게 그리워하면서도 못 만나는 꽃과 잎을 가진 꽃무릇의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 '슬픈 추억'입니다.
   

수술은 마치 붉은 속눈썹을 길게 치켜들고 있는 듯하다 ⓒ 임영열

   
코로나 19라는 미증유의 역병이 창궐하여 모든 일상이 멈춰버린 하 수상한 세월입니다. 연초에 시작된 재난은 언제 끝날 런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추석이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선뜻 만나지 못하는 가족·친지·친구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초가을 붉게 물든 꽃무릇을 보며 지친 일상을 잠시라도 달랠 수 있길 기대합니다. 걱정 말아요 그대! 이제부터는 꽃길만 걸을 겁니다.
 

걱정 말아요 그대! 이제부터는 꽃길만 걸을 겁니다 ⓒ 임영열

 
#상사화 #꽃무릇 #문화소통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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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문화재단 문화재 돌봄사업단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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