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필연주홀에서 여도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이종만 교사
이종만
지난주 여도초등학교를 방문해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음악가인 줄로만 알았던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가 등산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전국 100대 명산을 등정하고 500개 산을 올랐다.
그의 인생은 음악과 등산의 두 가지 길로 나뉜다. 20세 이전에는 음악과 무관했지만 교대에 진학한 이후에 오르간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접했다. 음악을 시작하자 담당교수가 "남다른 재능이 있다"며 음악인의 길로 가라고 추천해줬다.
교대 졸업 후 9년간 초등학교에 재직한 후 30세에 경희대 음대 작곡과에 진학해 36세에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원 졸업 후 여러 대학에 강사로 재직하다 여수에 있는 여도초등학교 교사로 새출발했다(2003년).
여도초등학교에 재직하면서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를 19번 하는 틈틈이 200곡을 작곡했고 편곡은 1000곡도 넘는다. 2007년에는 여도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이끌고 유럽 8개국 순회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1987년 제5회MBC 창작동요제에서는 <고향길>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가 작곡한 노래 중에서 자부심을 갖는 노래는 <청석포>이다. 그의 음악적 재능이 궁금해 "언제부터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를 묻자 그가 대답했다.
"농사를 짓던 아버지는 뉴스를 제외한 시간에는 24시간 음악방송을 들었어요. 그 영향인지 저는 지금도 KBS TV 가요무대를 매주 봅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감이 뇌리에 새겨진 것 같아요."
전남 화순이 고향인 그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오르간을 연주하지 못하는 교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운좋게도 그의 담임교사는 바이올린을 전공한 음악인이었다. 그의 음감이 뛰어난 것을 안 담임교사는 오르간 한 곡을 가르쳐준 후 3학년에 불과한 이종만 학생을 조수로 데리고 다니며 학생들을 지도하게 했다. 당시 담임교사는 "너는 청음력과 시창력이 뛰어나니 음악을 한 번 해봐라"고 격려해줬다.
40부터는 등산인의 길로... 혼자서 묵상하며 전국 산 500개 이상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