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안전한 '가정음악회' 가봤습니다

등록 2020.11.01 14:59수정 2020.11.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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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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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검푸른 하늘엔 환한 보름달이 두리둥실 떠 있었습니다.


경주 말방리의 한 작은 주택, 그 안에 그랜드 피아노가 떡하니 놓여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주인만 알 뿐 모두 모르는 분들이, 피아노 연주회를 한다고 해서 초대를 받고 10여 명 모였습니다.

두 젊은 연주자가 피아노를 연주했습니다. 첫 연주인은 피아노 위에 준비한 악보를 보면서 연주했습니다. 이루마 곡을 여러곡 연주하고 미녀와 야수란 곡도 연주했습니다.

두 번째로 나온 분은 악보 없이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쇼팽의 즉흥 환상곡, 바다르체푸스카 소녀의 기도, 외스텐 알프스의 저녁노을, 모짜르트 터키행진곡, 와이먼 은파, 베토벤 펜 테스트 소나타 3악장, 캐리비안의 해적 OST, 엘리제를 위하여, 달빛소나타 등을 연주했습니다.

저는 토요일에도 출근하고 일해서 피곤함에 전 몸으로 갔는데, 피아노 연주로 목욕을 하니 피곤했던 몸과 마음이 사르르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악기 소리가 점차 좋아집니다. 오디오로만 듣던 피아노 소리를 전문 연주인이 하는 곡조로 들으니 심장이 쿵쿵대는 느낌입니다.

연주인은, 연주 뒤 10월의 마지막 밤을 관객과 함께해서 좋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악보도 없이 연주하느냐'고 질문하니, 그는 '연주인은 악보 없이 연주할 줄 알아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가정집에서 감상한 피아노 연주회. 시월의 끝자락에서 들으니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정음악회를 준비해주신 집주인 분, 연주해주신 두 피아노 연주인 모두께 고맙다는 인사말씀 전합니다.

#코로나 #가정음악회 #작은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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