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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샷' 억새밭에, 루프탑 카페까지... 당신이 모르던 수원 화성

[우리 동네 자랑 대회] 뻔한 역사 탐방은 그만, 화성에서 단풍 보고 행리단길 나들이 가볼까

등록 2020.11.06 08:27수정 2020.11.0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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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은 언감생심, 국내 여행조차도 꺼려지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아까운 계절을 '집콕'으로만 보낼 순 없죠. 가벼운 가방 하나 둘러메고, 그동안 몰랐던 우리 동네의 숨겨진 명소와 '핫플레이스'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전국 방방곡곡 살고 있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큰마음 먹지 않고도 당장 가볼 수 있는, 우리 동네의 보석 같은 장소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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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 사이로 솟아있는 화성. ⓒ 서지은

 
정조의 야심작 수원 화성은 6.25 전쟁 때 대부분 유실 되었으나 화성역의궤에 남아 있는 기록에 따라 복원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명한 화성은 많은 초등학생들이 역사탐방을 오는 곳이다.

화성어차를 타고 행궁을 둘러본 다음 화성 박물관을 가는 코스로 즐기는 화성 역사탐방은 이제 지겹다. 무언가 색다른 코스가 없을까?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뷰포인트와 맛난 음식이 어우러진 코스를 지금 소개한다.


오른쪽엔 단풍나무, 왼쪽엔 억새 핀 성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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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길을 걷다 만난 정자에서 바라본 억새. ⓒ 서지은

 
수원 화성 4개 문 중 화서문은 가을에 빛나는 곳이다. 화서문에서부터 화서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억새밭이 펼쳐져 있다. 오른쪽엔 단풍나무가 왼쪽엔 옛 성곽과 억새가 이어진 길을 걷노라면 이곳이 인구 120만의 도심이란 사실을 잊게 된다.

화성의 4계절을 찍기 위해 출사를 나오는 사진작가들이 많은데 가을이 되면 그 분들을 이곳 억새밭에서 볼 수 있다. 햇빛에 따라, 바람 세기에 따라 다른 풍광을 연출하는 억새를 찍기 위해 사진작가들은 이곳에서 끊임없이 기다리고 찍고를 반복한다.

화서 공원 끝에 다다르면 널따랗게 확 트인 길과 만난다. 일주도로라 불리는 이 도로는 이전에 화성어차가 다니던 도로였다. 지금은 화성어차 코스가 바뀌어 다니지 않고 자동차가 통행하지 않는 잘 닦인 넓은 길을 등산객이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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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도로를 산책하는 시민들. ⓒ 서지은

 
화성의 가을을 만끽하고 싶다면 일주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가 보자. 오른쪽으로 돌아간다면 팔달산을 좀더 깊이 느낄 수 있고, 왼쪽은 행궁과 서장대로 가는 길이다. 팔달산보다는 행궁 및 화성을 보기 좋은 왼쪽 길이 좋다.

왼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정조대왕 동상을 만나게 된다. 도로에서는 동상 뒷면만 보이고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정면을 볼 수 있다. 정조대왕 동상은 높이 6미터 너비 3미터로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과 비슷한 크기다. 왕좌에 앉아 있는 세종대왕 동상과 달리 정조대왕 동상은 서 있는 모습이다. 조금 색다른 왕의 동상을 보고 싶다면 산책길에서 벗어나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다.

수원 화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서장대 


동상을 지나 20여분 내려가다 보면 서장대로 올라가는 길과 행궁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다리가 아프다면 행궁으로 내려가 차를 마시며 쉬는 게 좋고, 화성을 한 눈에 내려다 보고 싶은 사람은 서장대에 도전해 보자. 

서장대는 수원 화성의 가장 높은 부분으로 팔달산의 정상에 있다. 수원 화성의 군사지휘소 같은 곳으로 성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다. 정상에 있는 곳이니 산을 오르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데, 계단으로 길이 잘 되어 있어 등산 초보자도 쉽게 올라갈 수 있다.

그곳에 서면 화성 및 팔달산과 수원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신도시 광교의 높은 건물들까지 내다 볼 수 있다. 소원을 빌 수 있는 종도 있으니 서장대에 올라갔다면 타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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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 틈 사이로 보이는 억새 ⓒ 서지은

 
일주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등산 코스가 부담된다면 화서공원을 따라 올라왔던 길을 성곽을 따라 내려가는 걸 추천한다. 지금 막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는 게 허무할 것 같지만 성곽길을 따라 걸으면 같은 길인데 그 이면을 보는 것과 같아서 색다른 재미가 있다.

성곽길은 폭이 좁아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다. 좁다란 흙길을 따라 왼쪽엔 성곽이 오른쪽에 야트막한 잔디밭 길이 있다. 잔디밭 길을 따라 걸을 수도 있지만 성곽을 옆에 두고 걷는 게 좋다. 그래야 성곽 사이사이에 펼쳐지는 또 다른 억새를 만날 수 있다.

분명 올라오면서 본 억새인데 성곽 사이 좁은 틈으로 보니 다른 앵글로 잡은 억새가 보인다. 아까는 억새밭이 보였다면, 성곽 틈으로 보이는 건 하나의 개체로서 억새다. 이쪽 틈에서 보이는 억새, 저쪽 틈에서 보이는 억새가 모두 다른 모양이다. 무리지어 있을 때도 아름다웠지만 성곽틈에서 나에게 손 흔드는 억새도 반갑다.

성곽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화서문을 만나게 된다. 화서문을 내려오면 행궁과 장안문으로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장안문으로 가려면 화서문에서 내려오지 말고 성곽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된다. 장안문에는 한옥기술전시관이 있다. 우리나라 전통 한옥에 대한 역사부터 현대 기술이 접목된 신 한옥까지, 한옥의 과거와 현재를 소개하는 한옥기술 전시관은 미디어와 체험이 결합된 곳이다.

그 옆에는 수원전통문화관이 있다. 전통식생활체험과 예절교육관이 있고 먹거리 교육, 예절 교육, 세시풍속 행사 등을 한다. 더불어 이곳에 한옥카페가 있는데 유명한 바리스타 이름을 딴 커피집이 있다. 전통을 느끼며 향긋한 커피 한 잔을 하는 코스로 추천한다.

보물찾기하듯, 골목에 숨은 행리단길 명소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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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력소. ⓒ 서지은

 
화서문에서 장안문이 아닌 행궁길을 선택했다면 요즘 핫하다는 행리단길을 만날 수 있다. 수원문화관광해설사의집에서 행궁길 및 수원 화성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고,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아기자기한 소품집부터 루프탑 카페가 드문드문 나온다. 

화서문에서부터 걸어온 길이 끝나는 곳에서 왼쪽으로 왕의 골목이라는 중심 도로가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좌우에 미로 같은 골목길이 나 있는데 행리단길은 이 골목길을 탐사하는 게 핵심이다.

경리단길, 망리단길, 황리단길 같은 곳은 길에 카페와 음식점, 편집숍이 서로 붙어 있지만 행리단길은 그렇지 않다. 처음 이곳에 오면 '여기 어디에 카페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유는 골목 중심 도로에 보이는 카페와 음식점보다 골목 사이에 숨어 있는 카페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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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 새겨진 나혜석 초상화 ⓒ 서지은


화성 행궁 주변은 개발 제한 구역이다.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및 빌딩을 지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개발에 밀려나고 노후된 건물이 많다. 노후된 주택은 임대료가 낮고, 이 때문에 젊은 예술가들이 몰려 들었다. 점집이 무성하던 이곳에 공방이 생기고, 작업실이 생기면서 공방 거리가 조성됐다.

이후 자신이 어릴 때부터 살던 2층 양옥집을 개조한 음식점, 주차장 공간을 변형한 카페, 한옥의 멋을 살린 빵집 등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골목에 숨어 있는 행리단길 카페와 음식점들은 보물찾기 하듯 직접 발품을 팔아 찾아야 한다. 그렇게 구석구석 미로 같은 길을 다니다 보면 나혜석 생가도 만나게 되고, 행궁동 벽화를 보며 어린 시절 동네에서 놀던 기억도 떠올릴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
#수원화성 #화서문 #억새 #행리단길 #수원행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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