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동네서점>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서점 지원사업' 군산 한길문고 상주작가로 일한 기록이다.
배지영
그랬던 내가 다시 한길문고로 발걸음을 옮긴 이유는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서점 지원사업' 프로그램 때문이다. 에세이 쓰기, 작가 강연, 엉덩이로 책 읽기 대회, 200자 백일장 대회, 시 낭송, 마술 공연, 북 캠프, 라면 먹고 갈래요? 디제이가 있는 서점. 이 모든 행사가 바로 한길문고에서 열렸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되었다. 사면이 책으로 둘러싸인 서점에서 캠핑을 하고 컵라면과 김밥을 먹고 마술 공연을 보았다.
이 환상적인 서점에 내가 푹 빠진 이유는 또 있다. 지방 소도시에서 책을 쓴 작가를 직접 만나기는 하늘에서 별 따오는 것보다 더 어렵다. 군산의 동네서점(한길문고, 우리문고, 예스트서점)에서 책을 무릎에 올려놓고 그 책을 쓴 작가를 바로 앞에서 만날 수 있었다. 뒤늦게 시작한 덕질은 전작주의를 하게도 했고 나도 쓰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게 해줬다.
열망을 채워준 프로그램도 있다. 바로 '에세이 쓰기'이다. 지방에서는 글쓰기를 가르쳐 주는 곳이 드물다. 물론 글은 혼자서 쓸 수도 있다. 그러면 글에 '나쁜 놈'이 곳곳에 생긴다. 한길문고의 상주작가인 배지영 작가는 글에서 '나쁜 놈'을 몰아내고 '좋은 놈'을 배치하는 비법을 전수해주었다.
배지영 작가는 동화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주인공 나무 같다. 글쓰기를 배우러 오는 사람 모두를 자식처럼 대해준다. 나무처럼 때로는 엄마처럼 모든 것을 다 내어준다. 그 덕에 우리는 무럭무럭 성장하고 우리가 쓴 글도 같이 자랐다. 회원들끼리 읽어보던 글을 오마이뉴스, 브런치, 블로그, 일간지 등에 내보내기도 했다.
독립출판으로 책을 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