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볼리비아 대통령으로 취임한 사회주의운동당(MAS) 소속 루이스 아르세.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 트위터
지난 8일, 당선인 신분이던 볼리비아 사회주의운동당(MAS) 소속 루이스 아르세가 대통령에 취임했다. 아르헨티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 이란 모하바드 자바드 외무장관, 미국 대사, 멕시코 외무장관,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 등의 주요 외빈들이 그의 공식 취임식에 방문하여 축하했다. 사회주의운동당은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사임 이후 1년 만에 우익세력에게 빼앗긴 정권을 탈환했다.
그러나 아르세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볼리비아의 상황은 극도로 혼란스럽고 불안정했다. 작년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임 직후 벌어진 유혈사태와 우익성향의 임시정부가 벌인 원주민 학살로 좌우갈등이 첨예화된 상황에서 좌파 성향의 아르세 후보가 당선되자 사회주의운동당을 반대하는 극우세력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시위와 백색테러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이너마이트 백색테러를 가한 볼리비아 극우세력
10월 18일 치러진 볼리비아 대선에서 좌파 성향의 루이스 아르세가 55%의 득표로 당선되었다. 당시 2위 후보였던 우익 성향의 카를로스 메사는 선거 결과에 승복했으나, 극우 성향 후보였던 루이스 페르난도 카마초는 선거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하며 결과에 불복하였다. 이전 모랄레스의 부정선거를 주장했던 미주기구조차 이번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되었다고 선을 그었으나 극우세력은 극단적인 시위를 이어갔다.
극우세력들은 지역 군 부대로 몰려가 군의 쿠데타를 요구하는 시위를 일으켰다. 이러한 시위는 극우 성향 카마초가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산타크루즈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4일에는 카마초가 의장으로 있는 '범 산타크루즈 시민위원회'가 5일부터 6일까지 시민 파업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5일 밤에는 누군가 사회주의운동당(MAS) 당사에 다이너마이트를 던지는 백색테러를 저질렀다. 당시 당사에는 아르세 대통령 당선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도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었으나 그 이후에도 극우세력의 선거불복 시위와 백색테러는 계속 진행되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대통령 취임식 이전에 루이스 아르세를 제거하여 사회적 혼란을 더 가중시키려는 움직임이 아닌지 의심하는 중이다. 이로 인하여 우파 성향 임시정부가 당선인에 대한 보호 의무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며 비판 받았다.
미주기구 부터 국제 선거참관단, 볼리비아 선관위 모두 부정선거가 아니고 공정하게 진행되었다고 주장하는데도 범 산타크루즈 시민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볼리비아 극우세력은 선거 감사 실시를 주장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산타크루즈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도로를 봉쇄하겠다고 경고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경고는 변화를 막을 힘이 없었고, 루이스 아르세는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한국과 미국에서도 있었던 선거불복과 백색테러
한국과 미국에서도 극우 집단을 중심으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근거가 부족한 논리로 선거결과에 대한 불복시위를 하거나 충돌이 일어났었다. 한국 같은 경우 박근혜 정권 시절부터 일반 시민이나 진보성향 단체들을 향한 소규모 백색테러가 심심치 않게 일어났었고, 올해 총선 이전부터 중국 정부가 선거에 공작을 벌였다는 주장부터 시작하여 전자개표기를 해킹했다는 등의 주장을 되풀이 하였으며, 이후에는 정부가 코로나를 핑계로 애국세력인 자신들을 억압하고 있다며, 코로나 방역정책을 대놓고 훼방하며 대형 집단감염을 일으켰다. 2020년 4월 이후 극우 집회들이 대부분 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통해 결집했음을 생각하면 극우집단의 이러한 '방역테러'는 시간 문제였다.
미국의 극우세력도 마찬가지인데 그들은 선거 이전부터 진보 성향 시위대를 공격해왔으며,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우편투표를 통한 선거부정을 주장하자, 그들은 개표 중단을 요구하며 개표소로 진입하려고 시도했다. 그리고 바이든 지지자들과 크고 작은 유혈충돌을 일으켰다. 그리고 트럼프가 말하듯이 지지자들 또한 선거부정을 주장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중이다.
극우의 난동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앞으로 극우세력의 선거결과 불복은 더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 지방선거, 칠레 제헌의회, 에콰도르 대선, 멕시코 총선, 칠레 대선, 콜롬비아 대선 등 2년 안에 남미에서 굵직한 일정들이 잡혀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브라질 경우 대통령인 보우소나루가 트럼프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현재 브라질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기본적으로 아마존 개발론과 백신 음모론을 신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보우소나루는 기후위기를 맑시스트의 주장이라며 부정하고, 아마존 원주민들을 인간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으며, 반과학적이고 파시즘적 발언과 행동을 일삼고 있다.
이렇듯 그의 지지자 또한 트럼프 지지자와 매우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지방선거에서 친 보우소나루 계열이 패배할 경우 선거불복을 빙자한 백색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앞서 말하였듯이 한국에서도 음모론적인 "부정선거"를 명분으로 극우 성향의 집회가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사태"가 터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극우 성향 집회가 시간이 지나면 볼리비아 사례 같이 정치인이나 정당에 대한 전면적인 백색테러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극우에 의한 민주주의 위기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일들을 막기 위해서는 언론과 시민사회의 진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시기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극우의 음모론이 대중에게 유포되지 않게 언론들의 책임이 중요할 것이다.
금 현대 사회에서 언론들이 비판 받는 부분이 받아쓰기만 한다는 부분이다. 언론의 자정작용과 함께 극우발 음모론에 맞서는 시민사회의 의식 성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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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에서도 선거불복, 백색테러... 한국 극우세력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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