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이 표현의 자유? '보호범위' 넘어선 '범죄'다

[주장] 처벌과 진상규명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다

등록 2020.12.13 16:07수정 2020.12.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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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에 대한 극우세력의 왜곡과 비방, 정쟁으로 확대재생산

5.18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한 극우세력의 왜곡과 비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5.18 광주에 대한 조롱과 공격은 근거없는 '차별'과 '역사왜곡'을 토대로 한 극우세력의 사상적 근거지가 되었고, 이는 사회적 합리성과 이성에 의한 교정이 아니라 정쟁을 통한 확대재생산의 과정으로 치달아 왔다.

필자는 80년에 "광주백서"를 집필하였다. 지만원 등 극우 인사들은 필자가 "광주백서" 집필자라는 이유로 현직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필자에게 "남파간첩"이니 "고정간첩"이니 "북한의 사주를 받아 '광주백서'를 썼다"는 위험하고도 어이없는 올가미를 서슴없이 뒤집어씌웠고, 지금도 그런 주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몇 년 전에는 필자가 어느 경제단체에 발표하기로 되어있었는데, 그 경제단체 측에서 온라인상에서 퍼져있는 필자에 대한 왜곡 정보를 읽고 필자의 발표를 취소하였다. 이렇게 광주에 대한 왜곡은 비단 명예훼손만이 아니라 일상의 삶을 크게 위협하는 '범죄적 행위'다.

표현의 자유? '보호범위'를 넘어선 '범죄'다

이제 5.18 역사왜곡처벌법이 곧 제정된다. 그런데 이 법의 제정을 둘러싸고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5.18 역사왜곡처벌법과 관련하여 '표현의 자유'를 제기한다.

하지만 5.18 민주화운동 과정의 집단살해는 이미 "헌정질서 파괴 범죄행위"로 단죄된 국가범죄다. 따라서 그 국가범죄에 대한 부인(否認)과 왜곡 그리고 비방 행위는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약속한 공공질서를 공공연하게 파괴하는 행위다. 그것은 더 이상 단지 개인적 법익인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법익인 공공질서에 대한 '범죄'이기 때문이다.

독일, 홀로코스트 왜곡은 국민선동죄로 처벌


히틀러 나치의 유대인 집단학살, 즉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독일에서도 이 학살행위를 부인하고 왜곡하는 행위가 단절되지 않았고 오히려 네오나치에 의해 발호하는 양상도 존재해왔다. 기존 독일 형법 제130조의 국민선동죄는 폭력이나 증오를 선동하는 행위가 동시에 "인간 존엄"을 침해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었지만, 1994년 10월 28일 중대범죄대책법(Verbrechensbekämpfungsgesetz)을 통해 현행 독일형법 제130조 제3항에 독자적인 홀로코스트부인 금지 조항이 신설되었다.

표현의 자유(독일기본법 제5조)의 제한과 관련하여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태도를 견지하지만, '홀로코스트 부인'은 이미 입증된 명백한 허위사실로서 '의견 형성'에 아무런 기여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본권의 보호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헌법적 보호를 근본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5.18 왜곡, 처벌과 진상 규명은 병행되어야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죄를 들어,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 반대 의견까지 나온다. 일리가 있는 견해이고, 우리의 비극적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보안법은 진즉 폐지되었어야 할 시대착오적인 악법 중의 악법이고, 그 악법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 때문에 5.18역사왜곡처벌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나간 주장이다. 더구나 5.18역사왜곡은 국가 폭력에 의한 학살을 부인하고 '조롱'하는, 그리해 '사상 규제'와는 상이한 반인륜적 범죄다.

지만원 등의 북한군 주장 처벌 과정에서 북한군이 아니라는 증인들이 나타나 진상 규명이 진행되었고, 전두환의 고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처벌 과정에서 헬기 사격의 진상도 규명되었다. 처벌과 진상 규명은 상호 분리되어 있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

5.18 역사왜곡, 처벌할 것은 처벌해야 하고, 광주의 진상은 계속해서 규명되어야 한다.
#5.18 #광주 #처벌 #5.18왜곡처벌법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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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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