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X의 개통으로 인해 중앙선을 오가는 일반열차의 수는 5편 가까이 줄었다. 제천 - 안동 구간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양이다. 사진은 중앙선 이설 이전의 모습.
박장식
KTX의 최저운임 기준은 2005년 이후 변하지 않았다. 이용객이 적어 타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최저운임을 개통 당시 새마을호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춘 것이다. 2005년 개정 당시 요금은 새마을호보다 300 원 비싼 7000 원 정도였다.
현재 새마을호와 KTX 최저 요금의 차이는 새마을호가 4800원, KTX가 84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새마을호의 최저요금과 거리는 일반열차의 공급 축소에 따라 꾸준히 인하되었고, KTX는 해당 운임 기준을 그대로 한 채 요금 개정 때마다 가격이 소폭 인상되었기 때문.
하지만 이미 2014년부터 '일반열차의 공급이 줄어들고 KTX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KTX의 최저운임이 비싸 단거리 고객이 불편을 겪는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전라선의 경우 전주시나 남원시, 곡성군 등 열차를 이용하는 지자체에서 요금을 낮춰달라는 요구를 숱하게 해왔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의 입장은 "장거리 이용객을 배려하기 위해 KTX의 최저 운임 기준을 낮추기가 어렵고, 일반열차 편이라는 대체재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라선은 일반열차와 KTX가 14편씩 운행되고 있어 단거리 이용객을 무궁화호나 ITX-새마을에, 장거리 이용객을 KTX에 유도하는 정책을 현재도 쓰고 있다.
문제는 KTX를 대체할 만한 일반열차가 없거나 일반열차 공급이 적은 노선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2017년 개통한 강릉선 KTX의 예가 그렇다. 강릉선 KTX는 원주에서 평창을 거쳐 강릉에 이르기까지 120km 구간에서 일반열차 없이 KTX 단독으로 운행된다. 정부는 조만간 개통하는 이천~충주 간 중부내륙선, 송산~홍성 간 서해선 등도 KTX를 단독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요금 체계의 범주 내에서 KTX 전용선이 계속 개통된다면 나올 심각한 문제도 있다. 과거 지역의 주요 도시로 향했던 수요가 철도 개통 이후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빨대 현상'의 가속화이다. 기차를 타고 서울 등 대도시로 나가는 요금과 지역 거점으로 가는 요금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선택은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하지 않은가.
고속철도 요금을 낮게 책정해 다른 지역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케이스도 있다. 대만 고속철도의 장거리 운임은 한국보다 약간 비싼 데 반해 기본 운임은 40대만 달러(한화 약 1500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타이난, 타오위안, 타이중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고속철도로 출퇴근을 하는 경우도 적잖다.
요금 개정 절차 돌입한 국토부, 문제 해결 단초 될까
당장 중앙선 일반열차 공급 축소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지자체도 나섰다. 경기도 양평군의회 의원들은 지난 1월 25일 한국철도공사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양평역, 용문역, 양동역에 정차하던 중앙선 무궁화호가 대폭 감축되어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KTX와 무궁화호의 정차역 확대, 운임 현실화 등을 요구했다.
긍정적인 소식은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일반열차 전체에 대한 철도 요금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 절차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용역에 따르면 타 교통수단 운임 수준 등을 따져 적정 운임 수준을 분석한다는 과제도 있어, 현재의 KTX 운임 체계가 변경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한국철도공사 측은 "KTX는 중·장거리 운송을 담당하고 있으며, 운행에 드는 최소한의 비용을 보전하고 장거리 이용객 좌석을 보호하기 위해 최저운임을 8400원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운행 지역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는 최저운임을 일부 노선에서만 할인하는 것은 어려운 면이 있다"고 알려왔다.
일반열차의 공급이 줄어든 제천~안동 구간에 일반열차 투입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가용 차량 부족으로 일반열차 증편이 어려운 여건"이라며, "현재로서는 증편을 검토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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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거장에 8400원? KTX-이음의 근거리 요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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