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대형 마트마트 계산대 대기줄이 길게 이어져 있다.
장순심
사람들의 이동 흐름을 따라 빠르게 우리가 필요한 것을 골랐다. 물건을 들고 걸어와야 와야 하니 많이 살 수도 없었다.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매장의 중간까지 이어진 줄을 천천히 따라가며 계산까지 마쳤다. 물건을 고른 시간보다 결재를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더 걸렸다. 서둘러 그곳을 벗어나며 오늘은 참 이상한 날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많은 곳만 찾아다니는 느낌이었다. 우리가 유독 그런 곳을 찾은 것인지, 사람들의 주말의 루틴이 모두 비슷한 것인지.
마트의 붐비는 인파도 나름의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한파로 사람들이 꼼짝 안 하고 있다가 주말에 날씨가 조금 풀어진 틈을 타서 다시 한 주의 먹거리를 챙기느라 사람이 몰린 것이라고. 우리가 지나왔던 길이 모두 한파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모든 일의 주요 원인이 코로나였는데, 코로나로 인한 것이 아닌 현상도 벌어진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겨울이 되면 한파 특수란 것이 있다고 했다. 한 주 내내 이상 한파로 수도관이 파열되어 수도관 교체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바쁘다는 소식도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지난 한 주 관리실에서 루틴처럼 방송했던 주의 사항도 그러고 보니 코로나 얘기는 빠져 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코로나 상황은 모든 것을 포괄하고 있는 커다란 카테고리다.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현실에서, 한 가지 걱정이 가시지 않았다. 빨래방이나 마트의 넘치는 인파는 괜찮은 걸까. 좁은 장소에 다닥다닥 붙어 있던 사람들...
통제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입구에 적정 인원을 안내하고 거리두기를 당부하며 기다리게 한다면, 빨래방 안의 인파나 마트 계산대에 사람들이 몰릴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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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 빨래방 가봤더니... 이런 광경은 난생 처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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