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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난동 시위대 "트럼프 지시 따른 것, 사면해달라"

"폭력 반대했다" 트럼프 주장과 배치... '내란 선동' 뒷받침?

등록 2021.01.19 14:01수정 2021.01.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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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원 본회의장 밖 복도에서 의회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6시간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 연합뉴스/AP


  사상 초유의 미국 의회 난동 사태를 일으킨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다며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AP, CNN 등 주요 외신은 18일(현지시각) 퇴임을 하루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대규모 사면 및 감형 대상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 확정 후 부정부패를 저지른 측근들을 잇달아 사면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일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인증을 막기 위해 의회에 쳐들어가 난동을 일으켰던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주의 지지자들도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의회에 난입했다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한 시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애국심을 발휘한 것이고, 감옥에 갈 이유가 없다"라며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구할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도 이를 만류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많은 지지자와 시위대 당사자들이 사면을 재촉하고 있다"라며 "이 사람들을 사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우리가 그런 길로 가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지지자들 "대통령 지시 받고 의회 왔다"

당시 트럼프는 의회 난동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 지지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우리가 대선에서 압승했다. 맹렬히 싸우지 않으면 더 이상 나라를 갖게 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의회로 가라"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끄는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부추겨 의회 난동 사태를 일으켰다며 '내란 선동' 혐의로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직접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나는 (의회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를 강하게 비난해 왔다"라며 "나의 진정한 지지자들은 정치적 폭력을 지지할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우리는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정치적 폭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너무 많은 협박과 파괴를 지켜봤다"라며 "이를 반드시 멈춰야 한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탄핵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진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 브라이언 마스트 공화당 하원의원도 "시위대를 불러 대통령이 지시를 받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느냐"라며 탄핵 추진의 위법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위대의 주장은 다르다.  당시 의회에 난입한 시위대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과의 인터뷰에서 한결같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왔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우리가 이곳에 있기를 원한다. 우리는 대통령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이 우리에게 이곳에 와달라고 요청했고, 나는 이 나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왔다."

"우리는 대통령의 초대를 받아 이곳에 왔다. 우리는 대통령의 지시를 따른다."

트럼프 측 "의회 난동 사태는 소셜미디어 탓" 황당 변명
 

미국 의회 난동 사태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의회 난동 사태의 책임을 소셜미디어에 돌리기도 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일방적으로 정지시켰기 때문에 시위대에 자제를 호소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지난 주말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가 대통령의 계정을 없앴기 때문에 그는 어떤 말도 할 수 없고, 들을 수도 없었다"라며 "그러면서 대통령은 당시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냐고 따지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CNN은 "소셜미디어 계정이 없어서 폭도들과 미국 시민에게 할 말을 못 했다는 주장은 기가 막힌다"라며 "또한 소셜미디어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한 것은 의회 난동 사태가 벌어진 다음 날"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은 마음만 먹으면 백악관 브리핑룸에 가서 TV, 라디오 등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할 방법은 소셜미디어 말고도 다양하다"라며 "대통령의 리더십이란 어리석은 변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의회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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