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은 바로 저금리다

정부가 발표한 24번의 부동산 대책이 모두 부질없는 이유

등록 2021.01.27 15:42수정 2021.01.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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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

현재 우리 경제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집값이다. 이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문제다. 집값 상승은 일반 서민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더 어렵게 만든다. 집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빈부격차는 더 벌어지고 부의 불평등은 더 심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결국 경제적 정의와 공정을 해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뿐만 아니라 집값 상승에 따른 임차료의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이 소비를 더 줄이게 만들어 경제성장률을 갉아먹는다. 백해무익이다. 이런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과 그 대책을 조목조목 한번 떠져 보기로 한다.

정부에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20번이 넘는 대책을 내놓아도 그 대책이 시장에서 잘 먹히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시장과 맞서지 말라고 한다. 정부는 이제 25번째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공공 재개발과 도심의 용적률을 조정하여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이런 대책을 내놓더라도 실제로 주택의 공급은 아무리 빨라야 2~3년 뒤에나 이루어진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도심의 용적률을 늘리게 되면 그에 따라 땅값이 올라갈 것이고, 땅값이 올라가면 집값도 덩달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모두가 부질없는 대책이다. 주택의 공급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새로운 주택을 짓는 방법보다, 다주택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주택으로 공급을 늘리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더 합리적이다.

무엇보다도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상승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하면 된다. 대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저금리에 있다. 금리가 낮으면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가격은 반드시 올라가게 되어 있다. 이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이다. 부동산 대책을 20번, 30번 내놓아도 그 효과는 금리를 올리는 것만 못하다.

이렇게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꿰뚫어 보지 못하거나 애써 외면하고 피상적인 대책을 세우면 그 효과도 없고 소모적 논쟁거리만 제공하게 된다. 저금리와 집값의 관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금융당국의 대응은 더욱 실망스럽다. 저금리로 집값이 폭등할 때는 그렇게 침묵하면서, 주식시장의 과열은 경계해야 한다는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오히려 주식시장은 더 키워야 한다. 그래야 기업가 정신을 살릴 수 있다.

이제 집값 상승의 근본적 원인에 바로 저금리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하나씩 알아보자.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전세라는 제도가 있는데, 금리가 낮다 보니 은행에 돈을 넣어 두는 것보다 전세보증금으로 보유하는 것을 그렇게 어렵지 않게 생각한다.

금리가 워낙 낮으므로 금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전세금을 다소 올려 준다고 해서 그렇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 것이다. 설령 돈이 부족하다면 전세자금대출 이자율이 낮으므로 큰 부담 없이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올려 줄 수도 있다.


이렇게 저금리는 전세금의 상승을 쉽게 용인한다. 전세금이 계속 오르는 배경에는 전세금의 상승을 쉽게 용인하는 저금리가 있는 것이다. 전세금이 상승하게 되면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발생하고 이런 수요는 집값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집값이 상승하면 거기에 맞추어 전세금이 더 상승하고, 전세금이 상승하면 다시 집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세금이 상승하는 경우 전세로 사느니 금리가 낮으므로 차라리 전세금에 대출을 조금 더 보태 집을 사려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집을 사려는 수요가 증가하면 집값도 오르고 그에 따라 전셋값도 오른다. 이렇게 전셋값과 집값 상승의 원인에는 전세금의 상승을 쉽게 용인하게 만드는 저금리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전세제도가 아니더라도 저금리는 주택 수요를 유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저금리 때문에 이자 부담이 낮으므로 주택 매수를 쉽게 결정한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집값은 오르게 된다. 이것을 경제 원리인 수요 공급의 논리로 보아도 같은 결론이 난다.

경제 원리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수요 항목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소득이다. 즉 소득이 늘어나면 가격은 올라간다. 일반적으로 주택의 가격은 일반 재화보다 높게 형성되므로 소득만으로 구매하지는 않는다. 여기에는 어느 정도의 대출이 개입한다. 그런데 금리가 낮으면 같은 소득이라 하더라도 더 많은 대출금액을 감당할 수 있다.

즉 큰 금액을 대출받더라도 금리가 낮으므로 그 대출을 쉽게 용인한다. 바로 저금리가 주택에 대한 대출과 수요를 동시에 늘리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면 당연히 집값은 오르게 된다. 이것은 코로나 시대에 소득이 줄어도 집값 상승이 멈추지 않는 이유이다.

이렇게 저금리는 전셋값과 집값 상승의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다. 이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진정한 집값 대책이다. 다음 기사에서는 집값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집값대책 #전셋값 #집값 #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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