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 가는 사진 여행' -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평화 이야기 겉표지
오마이북
그런 나에게 이 책, <평화로 가는 사진 여행>을 만난 것은 행운이다. 이 책은 <월간 말>, <한겨레> 사진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가 20여 년 전부터 총 여섯 차례에 걸쳐 북한을 다녀오면서 찍은, 북한 주민들의 일상 사진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책은 저자의 3학년 딸에게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를 따라가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 생명이 태어나 성장하고, 꿈과 미래를 고민하는 청소년기를 지나, 가족을 이루거나 서서히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의 모습들을 200여 장의 사진과 이야기 속에 따스한 시선으로 담았다.
70여 년의 분단 상황과 오랫동안의 군부 체제 속에서 반공 교육을 받고 성장한 저자가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게 되었을 때, 그곳의 공기가 남한의 그것과 똑같아서 놀랐다는 이야기는 얼핏, 과장된 이야기 같아 보인다.
하지만, 얼추 작가와 비슷한 연배일 것 같은 나는, 이 이야기가 결코 과장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어릴 적에 북한 사람들은 머리에 뿔이 달린 괴물의 형상을 하고 있을 거라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간직한 채, 북한의 괴수를 물리치는 '똘이 장군' 만화를 보며 성장한 세대였으니까.
저자는 우리가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좁은 마음'이라는 쉬운 말로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나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또 어딘가 모자라고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함부로 '못난 사람'으로 판단하는 것은, 이 좁은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그리고 이런 좁은 마음으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편협한 어른들을 '바보 어른'이라고도 언급한다. 이 바보 어른들의 이해를 받지 못해 지난 20여 년간 북한 사람들의 일상 사진들을 세상에 내어놓을 용기를 갖지 못했다고 고백하면서.
평범한 사진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