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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가부장주의가 정상인 걸로 착각하고 있어"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강호숙 기독교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등록 2021.02.14 11:51수정 2021.02.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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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아래 예장 합동) 교단과 총신대학교(아래 총신대,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 산하의 신학교)가 "성비 균형을 고려해 이사를 추천하라"는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 권고를 무시한 채, 이사 후보를 전원 '남성'으로 추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에 추천된 이사 중에 대법원에서 총신대 편목 과정 입학을 문제 삼아 '사랑의교회 위임목사 무효 판결'을 받은 오정현 목사도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관련 기사: 대법원 "오정현 목사, 교단이 정한 목사 요건 갖추지 못해" http://omn.kr/r08e)

이번 이사 추천을 어떻게 보는지 의견을 듣고자, 총신대 출신으로 여성에게 안수를 주지 않는 교단과 신학교를 비판했다가 학교에서 쫓겨난 강호숙 박사(기독교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와 6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강 박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남성만이 목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시대착오적"
 

강호숙 박사 ⓒ 강호숙 제공

 
- 총신대가 재단 이사회 정상화를 앞두고 "성비 균형을 고려해 이사를 추천하라"는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 권고를 무시하고, 이사 후보를 전원 남성으로 추천했습니다. 이에 대해 "총신대가 20세기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판하셨는데요.
"추천된 이사들을 보면 대형교회 남자 목사들이 대부분이에요. 제가 볼 때 이는 강자 중심, 기득권 중심의 체제로 학교로 운영하겠다는 뜻이에요.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운영 방식을 채택하겠다는 거죠. 

이런 대형교회 남성 목사들은 '남성 권력 카르텔'을 형성해요. 이 안에서 여성과 약자들은 인권이 유린 당하기 쉽고, 노동력도 착취 당하기 쉬워요. 총신대 이념이 '개혁신학'을 바탕으로 하는 건데, '남녀평등'을 외쳤던 초기 한국교회보다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정말 시대착오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다른 신학대학교는 어때요?
"다른 학교는 그래도 여성 안수가 이루어져요. 이번에 발표된 거 보니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의 경우) 교회 총대 여성 비율이 전체 1.7%에 불과하다고 합니다만, 다른 교단은 그래도 조금씩 열어 주려고 한다는 데 의미가 있잖아요. 그런데 총신대는 아예 그런 것들을 용납하지 않고, 모두 닫아 놓는다는 거죠."

- 이유가 뭘까요?
"60대 남성들의 결정대로 학교를 운영하고 싶은 거예요. 자기네들이 다 좌지우지하고 싶은 거죠. 자신들만 대표가 돼야 한다는 오만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들이 너무 강해요."


성경 구절마저 입맛대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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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숙 박사는 "총신 합동이 여성안수를 반대한다고 내세우는 성경 구절들은 당시의 상황을 철저히 무시하고 문맥의 흐름마저 외면한, 어떻게든 '여성 안수 반대'를 관철시키려는 일관성 없는 성경해석"이라고 했다. ⓒ 픽사베이

   
- 여성 목사 안수와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여성 목사 안수 안 주는 건 성경에 나온 거라는데.
"총신대와 합동 측은 여성 안수 반대 이유를 성경에 나오는 거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남자는 여자의 머리다'(고린도전서 11장)와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린도전서 14장 34절)는 구절을 문자적으로 해석해 여성 안수가 안 된다고 하고 있죠.

하지만 고린도전서 14장 34절을 이해하려면, 전체적인 맥락을 먼저 확인해야 해요. 성경은 여성에게만 잠잠하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예언을 하는 사람, 방언을 하는 사람에게도 잠잠하라고 말하고 있어요. 

당시는 성경이 완성되기 전이라, 예배 시간에 예언과 방언이 곧 계시전달의 방편이었어요. 그래서 예배 시간에 예언과 방언을 하는 사람이 많았고, 당연히 이들 중엔 여성도 있었어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한 발언이지 여성만을 콕 찍어서 조용히 하라고 한 게 아니란 말이죠. 즉, 이들의 주장은 1세기 바울 시대보다 더 여성들의 입을 막아 버리는 가부장적 해석입니다.

특히 이들은 바울 시대 상황과 사도 바울 주위에 많은 여성 동역자가 있었음을 염두에 두지 않고 해석했습니다. 바울 주위에는 여성 동역자 뵈뵈 집사, 유니아 사도, 브리스길라 등이 있었습니다. 뵈뵈 집사는 기독교 최초의 순교자인 스데반 집사와 직분이 같았어요. 오늘날 집사 직분과 바울 당시에 '집사' 직분은 차원이 달라요.

또한 유니아 사도는 사도들 가운데서도 특별히 여김을 받은 사도였어요. 따라서 총신대와 합동 측이 여성안수를 반대한다고 내세우는 성경 구절들은 바울 당시의 상황을 철저히 무시하고 문맥의 흐름마저 외면한, 어떻게든 '여성 안수 반대'를 관철시키려는 일관성 없는 성경해석이라는 거죠."

- 그럼 그걸 모르고 할까요, 알고 할까요?
"알고 하는 거예요. 지금 여성 본문에 대한 해석들이 헬라어로 다 나오고 있는데 신학자들이 그걸 모르겠어요? 알고도 저러는 거예요. 여성들을 아주 우습게 보는 거죠. 하나님의 딸들을 함부로 하는 거예요. 지금 신학교는 여성 신학박사를 많이 배출하면서도, 여성들의 진로에 대해선 '나 몰라라'하고 있어요. 저도 총신대에서 여성 지위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되었죠."

- 예전 어떤 목사가 "기저귀 차고 강단에 서면 안 된다"라는 말을 해서 논란이었죠.
"맞아요. 고 임태득 예장 합동 총회장이 2000년도 초반에 그 말을 총신대 신학대학원 채플 때 해서 사회가 발칵 뒤집혔죠.

제가 총신대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박사학위를 받아 강의하며 사역을 한 사람으로 봤을 때, 이들은 여성들의 양심의 자유와 권리, 인권 등에 대해 관심이 없어요. 여성들의 신앙적 소신과 선택을 정죄하고, 남성 중심의 신앙을 주입하고 가르치려 할 뿐이죠. 

반면에 남성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하거나 책임질 것들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의 종'이니 하나님처럼 섬기라고 학습시켜요. 저는 이런 목사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믿는 건지 의문이 갈 때가 많아요. 누구에게도 견제와 비판을 받지 않아 '썩은 가부장 병'에 걸린 사람들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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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증재 혐의로 재판을 받는 김영우 총신대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학교 종합관을 점거 농성하는 학생들이 2018년 3월 18일 예배를 올리고 있다. ⓒ 연합뉴스

 
- 2020년 9월 18일 정관 중 이사 자격을 "본 총회에 소속된 세례 교인"으로 바꾸고, 2020년 12월엔 "성경과 개혁신학에 투철한 목사 및 장로"로 바꿨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이것도 시대를 역행하는 거죠. 이게 저는 두 가지가 잘못됐다고 봐요.

첫째, 현시대는 다양성과 상대성 그리고 보편 인권과 남녀평등이 중요하게 대두되는 시대예요. 그런데 총신대는 성경과 개혁신학에 투철한 목사와 장로만이 이사가 될 수 있다며 정관을 바꿨어요. 자신들만이 학교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오만인 거죠. 저는 이로 인해 합동 총회가 성공과 경쟁의 논리에 빠져, 서로 잡아 죽이는 교단 정치가 난무하게 될 거로 생각해요.

두 번째는 총신대가 사립학교거든요. 사립학교는 교육부의 지침을 받아 대한민국 헌법에 기초하여 남녀평등 교육이념을 준수해야 해요. 그런데 여성 안수도 안 하는 곳에서 지금 이사 자격을 목사와 장로로 바꿨다는 건, 교육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종교학교'로 가겠다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목사, 장로만 이사 자격으로 하고 싶으면, 종교학교로 전향 후 남성들만 학교로 들어오게 하면 돼요. 외부적으로는 사립학교로서 교육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왜 내부적으로는 여성의 진로를 막고 그들의 인권과 권리를 묵살하는지 모르겠어요."

- 종교학교와 사립학교 차이는 뭔가요?
"종교학교는 교육부의 재정적 지원을 안 받고, 교단에서 지원받아 운영되는 학교예요. 반면 사립학교는 교육부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요. 그러니까 총신대는 '성비 맞춰 추천하라'는 교육부의 권고를 지켜야 할 위치에 있어요. 

교육부의 재정지원은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데, 교육부의 지침을 받지 않고 남성 이사들로만 구성한다면, 이 학교를 지원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이번에 교육부가 총신대의 이런 젠더 불균형적 행태를 그냥 넘어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왜 총신대는 종교학교가 아닌가요?
"총신대는 재정적 지원을 받으려고 사립학교로 간 거예요. 그러므로 교육부의 권고를 받아들여야 해요. 남성들만 다 이사하고 목사하는 지금 상태로는 절대로 자성과 개혁이 나올 수 없어요."

- 지금 나온 건 권고잖아요. 권고는 강제성이 없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강제성이 없으니 총신대가 듣질 않는 거죠. 저는 교육부가 재정지원을 끊어야 정신을 차린다고 생각해요. "

- 총신대 정상화를 현직 목사들이 원치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던데.
"이것만 봐도 지금 합동 교단에 속한 현직 남성 목사들 의식 수준이 얼마나 남성 중심적인지 알 수 있어요. 제가 볼 때 총신대는 가부장주의가 정상인 걸로 착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게 성경적이라고 착각하는 거 같아요.

산업자본주의와 무지막지한 재개발로 인간이 동물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코로나 전염이 왔잖아요. 코로나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서로 연결되기 때문에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예요. 그런데 오히려 총신대에 있는, 특히 정치 목사들은 하나님과 인간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위아래 수직 관계로만 보고 있어요.

공존한다는 건 옆도 봐야 한다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자꾸 위아래만 보면서 군림하고 통치하고 자신들이 대표라고 생각하니깐, 자기중심적이고 편협하고 독단적인 모습만 드러내는 거죠."

"교육부가 추천한 4명이 모두 선임됐으면"

- 교육부가 추천하는 후보 4명이 있기 때문에 총신대 여성 이사 탄생의 길이 완전 막힌 건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던데, 가능성 얼마나 있다고 보세요?
"제가 가능성을 어떻게 알겠어요? 교육부가 알아서 하겠지만, 저는 그 가능성을 예측하기보다는 좀 더 간절한 바람이 있어요. 총신대 내부에서 벌써 24명의 후보 이사를 모두 남성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저는 교육부가 추천한 4명이 모두 이사로 선임됐으면 좋겠어요. 교육부가 이런 남성 독점적인 총신대에 비상식적이고 반인권적인 작태를 묵과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4명이 다 여성이면 그나마 나은 건가요?
"4명의 후보 중 여성이 몇 명 있는지 알 수 없지만, 4명 모두 여자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교육부가 추천한 분이기에, 외부에서도 학교의 성비 균형 등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영향을 받을 거라 생각해요. "

- 교육에서 4명을 모두 여성으로 해도 근본적으로 여성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의미 없지 않나요?
"당연합니다. 저는 교육부의 지침으로 총신대 안에 조그만 틈이 열렸다고 봐요. 이 틈으로 모든 게 열리진 않겠죠. 왜냐면 닫히기도 할 것이고, 열리기도 할 테니깐요. 그래도 조금씩 열리는 틈 속에서 여성들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교육부가 재단 이사 성비에 대한 부분을 포함하여 여성들의 인권과 남녀평등이 이뤄지도록 총신대에 강하게 요구해, 학교가 도저히 여성안수 반대를 하지 못하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저는 지금 총신대에서 쫓겨난 사람이라 아무것도 못 하니까, 이렇게 밖에서 기자님과 인터뷰하면서 학교의 실태를 고발하고, 논문과 글을 통해 성차별적인 문제와 가부장적인 신학에 대한 문제점, 남성 목회자의 성 문제 등을 알리는 수밖에 없어요.

요새는 젠더 정의 관점에서 남성만이 대표로 갖는 교회 직제와 교회 정치구조의 문제점과 대안에 관한 논문을 쓰고 있어요. 지금 UN과 국제사회에서도 '여성 정치 할당제'나 '남녀 동수법'를 이루려 하고 있는데, 총신대는 시대의 흐름과 정반대로 가고 있어서 실천신학적으로 문제제기하려는 겁니다."
#강호숙 #총신대 #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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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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