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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운동가 백기완 소장, 15일 새벽에 영면, 향년 89세

1933년 황해도 출생으로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투쟁에 앞장... 발인은 19일 오전 7시

등록 2021.02.15 08:31수정 2021.02.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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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 채원희

  
통일운동가이자 진보 진영의 원로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5일 새벽에 영면했다. 향년 89세이다.

1933년 황해도 은율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면서 모진 고문 등 고초를 당했다. 1960년대에는 6.3세대와 연대하여 굴욕적인 한일협정 반대투쟁을 전개했고, 박정희 유신독재를 종식시키기 위해 재야 연합전선의 하나로 윤보선, 함석헌, 장준하 선생과 함께 야권 통합운동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1970년대에는 민주수호청년협의회를 결성하는 등 전태일 분신과 광주 대단지 사건 등 민중들의 생존권 투쟁이 분출하는 가운데 민중항쟁의 주체적 맥락을 다시 세우고자 애쓰다가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 위반으로 장준하 선생과 함께 구속되기도 했다.

1980년대에도 재야인사들과 민주회복국민회의를 결성하고 백범사상연구소를 발전적으로 해체, <통일문제연구소>로 확대 설립했다. 1987년과 1992년에는 민중 대통령 후보로 추대 출마해 민중의 독자적인 정치 시대를 알렸다.

1990년대에는 민주노총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를 결성해 고문으로 추대됐고, 재야 전국연합을 창립했다. 또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범국민투쟁본부를 결성하는 등 노동운동과 통일운동을 병행하면서 사회 개혁에 나섰다.

그 뒤에도 기륭전자 여성 비정규직 싸움을 시작으로 용산참사, 쌍용차, 현대기아차비정규직, 유성기업, 콜트콜텍, 파인텍,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저지를 위한 희망버스 운동 등 노동자, 민중투쟁 현장에 연대했다.

지난 2018년 4월 심혈관 질환으로 서울대병원에 긴급 입원해 12시간에 걸쳐 관상동맥우회술을 했던 백 소장은 그 뒤 4개월동안 요양을 하면서 회복했지만, 2020년 9월부터 다시 폐렴 등으로 긴 투병생활에 들어갔다. 과거 독재정권에서의 모진 고문 후유증으로 마지막까지 투병하다가 영면했다.


발인은 19일 오전 7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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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 공동취재사진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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