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들어오자마자 달큰한 디저트와 색색의 수제청이 맞이한다. ⓒ좋아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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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창업인가요. 어렸을 때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음식 만들기를 좋아했어요. 어른이 되면 당연히 음식과 관련된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학에서도 조리과를 전공했고요. 하지만 이렇게 베이킹으로 첫 창업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대학 시절 가장 좋아했던 과목도 제과·제빵이 아니었거든요. 이랬던 제가 지난 2020년 디저트 카페 '인더시즌'을 열고 날마다 베이킹을 하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 아, 조리 과목을 더 좋아했나봐요.
"네, 맞아요. 그리고 3~4학년 시절엔 교수님 추천으로 박주희 선생님의 라마노쿠킹스튜디오에서 이탈리아 요리 쿠킹 클래스 조교로도 일했어요. 대한민국 이탈리아 요리 1세대로 유명한 분 옆에서 요리를 배운다니, 그때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어요. 하지만 건강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뒀습니다. 짧게는 8~9시간, 길게는 13~14시간을 서서 일하는 데다가 학업까지 더해지니 버거웠거든요."
- 졸업 후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베이킹과 조리 중 하나를 택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맞아요. 사실 대학 졸업 후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가려고 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예상에 없던 일이었죠. 그런데 제가 당시 프랜차이즈 커피숍 P사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거든요. 동료 한 명이 아르바이트 일과는 별개로 본인만의 마카롱을 만들어 주변 가게들에 납품하는 걸 보면서, 저도 뭔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첫 창업이다보니 재료 보관, 실현가능성 등을 신중히 고려해야 했습니다. 우선 베이킹에 쓰이는 밀가루, 버터는 과일이나 채소보다 재료 관리에 비교적 부담이 적었고, 매장 크기도 음식점보단 디저트 카페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지금의 인더시즌을 열게 되었습니다."
- 베이킹과 커피에도 꾸준히 실력을 쌓았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베이킹은 10대 때부터 꾸준히 해왔어요. 중학생 때 처음으로 미숫가루 쿠키 만들기에 도전했다가 완전히 망쳐서 '리얼 흙맛'이 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이 너무 재밌어서 계속 다른 걸 만들어보고 싶더라고요. 커피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대학교 3학년때부터입니다. 전공 이수과목에 바리스타 과정이 있었거든요.
예전엔 쓴 음료를 잘 못 마셔서 커피에 관심이 없었는데, 커피를 직접 뽑으면서 커피의 유래, 국가별 유명 원두 등 이론을 함께 배우니 재밌더라고요. 또 P사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커피 교육을 심도 깊게 받았어요. 나라별 원두커피 마셔보기, 향 맡아보기 등 다양한 수업을 받으면서 커피에 관심이 더 커졌습니다. 에티오피아 원두를 좋아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그래서 인더시즌에서도 에티오피아 원두 비율이 높은 블렌딩 원두를 사용하는데, 좋아하는 손님이 많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