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봄물 밀려오는 소리 들리나요?

할미꽃, 머위, 강낭콩 순과 새들의 활기찬 소리로 시작되는 해남의 봄

등록 2021.02.25 10:30수정 2021.02.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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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울집 꽃밭에 할미꽃망울이 피었다 ⓒ 염정금


내내 호미 안마 거부하던 언 땅
따사로운 햇살 내려 뜸 떴을까
마른 줄기 덮고 감감하더니
할미꽃망울 내어 봄햇살 안았다


거실 한 켠 구부정하게 앉아
창으로 들어선 봄햇살에
팔순 너머 구순 앞둔 울엄니
아픈 무릎 뜸 뜨고 계실까


꽃밭에는 자작 시 할미꽃 구절처럼 할미꽃 얼굴 내밀고 텃밭에는 머위순 내는 봄 문턱 너머로 봄물이 밀려오고 있다.
 

ⓒ 염정금


우수 지나고 연일 따스한 기운에 땅끝 해남에 이른 봄이 들어선 것이다. 농로 산책 길에 봄까치, 냉이꽃이 바람에 살랑대더니 집 마당 꽃밭에 아직 찬 기운 품은 바람 때문인지 솜털 옷 입은 할미꽃이 얼굴을 내밀었다. 텃밭에는 머위순이 파릇하게 순을 내고 가운데 오목한 머위 꽃망울도 올렸다.
 

ⓒ 염정금

  
텃밭 담 밑에는 강낭콩이 파릇하게 돋아 덩굴 손을 뻗고 겨울 이기고 돌아온 마늘, 양파, 파, 돌산갓, 노지 딸기도 파릇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
 

승전보 같은 텃밭의 파릇한 기운 겨울 이긴 승전보 같은 텃밭의 파릇한 기운 돌산것 파 양파 ⓒ 염정금

 
머잖아 들어설 꽃밭의 황홀한 꽃제전과 텃밭의 초록제전을 그리며 마늘, 돌산갓, 양파, 케일에도 재를 뿌려 주며 장하다는 듯 쓰다듬는다. 그리고 강낭콩과 노지 딸기 밭엔 대나무 터널을 만들어 주었다. 뒤안 대숲과 봄물 오른 나뭇가지마다 참새들 지저귐이 요란하고 골목엔 고양이들이 나와 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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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 새소리 ⓒ 염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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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자녀를 둔 주부로 지방 신문 객원기자로 활동하다 남편 퇴임 후 땅끝 해남으로 귀촌해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교육, 의료, 맛집 탐방' 여행기사를 쓰고 있었는데월간 '시' 로 등단이후 첫 시집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를 내고 대밭 바람 소리와 그 속에 둥지를 둔 새 소리를 들으며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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