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가창오리가 떠오를 시간에 두 대의 열기구가 백제보로 다가오면서 놀란 가창오리들이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김종술
그러나 이처럼 행복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창오리의 습성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무작정 사진을 찍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면서 새를 내몰기도 한다. 가창오리는 새 중에서도 약자에 속한다. 경계심이 많아 낮에는 넓은 물가나 모래톱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해질녘이면 한꺼번에 모여서 들녘으로 날아가 떨어진 낱알을 먹고 살아가는 종이다.
가끔 지켜보다 보면 백로나 왜가리가 가까이 날아들 때면 한꺼번에 떠오르기도 한다. 밀물가마우지가 물속에서 나올 때도 후다닥 도망칠 정도로 경계심이 강하다. 그렇게 두려움이 많은 가창오리에게 다가가는 행위는 자신을 공격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가끔 드론을 띄우면 놀란 가창오리들이 한꺼번에 떠올라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실제로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틀 전에는 가창오리가 뜨는 시간에 드론을 띄우는 바람에 반대편으로 날아가버린 가창오리들 때문에 많은 사람이 허탕을 쳤다. 오늘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많은 사람들 사이로 기자도 새들과 300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백제보 상류 갈대밭에 몸을 숨기고 새들이 뜨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나이가 들어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 성큼성큼 가창오리가 앉아 있는 물가로 다가가면서 주변에 있던 가창오리들이 일제히 날아올라 건너편으로 이동했다. 그분은 핸드폰으로 그런 모습을 담았지만, 몸을 숨기고 자리를 지키던 많은 사람은 그 한 사람으로 인해 기다린 보람도 없이 허탕을 쳤고 주변에서는 큰소리가 터져 나왔다.
또, 가창오리가 군무를 펼치는 6시 10분부터 백제보 아래쪽에 두 대의 열기구가 떠올랐다. 백제보를 넘어 아래쪽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려는 행동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놀란 가창오리들은 열기구가 날아드는 반대 방향으로 이동했다. 작은 드론도 무서워하는 가창오리에게는 커다란 대형 풍선에 불까지 내뿜는 열기구는 거대한 괴물 이상이었을 것이다. 몇 사람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인해 백제보 부근에 자리를 잡았던 수백 명의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
새들도 휴식을 취하지 못 하고 뜨고 앉고를 반복하다 보면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지고 더 많은 먹이가 필요로 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아 질병에 취약해지게 된다. 그러면 이곳을 위험 지역으로 생각하게 되고 다시는 이곳을 찾지 않을 수도 있다.
▲ 백제보 상류에 모여든 가창오리.
김종술
가창오리만 전문적으로 찍고 있는 조수남 작가는 "새들이 쉬는 공간에 사진을 찍겠다고 달려드는 사람들을 보면 참 한심한 생각이 든다. 어떤 야생동물도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을 기다리지 않는다. 당연히 무서워서 피할 것이고 도망칠 것이다. 이는 기본 중 기본이다"라며 "넓은 공간에서 같이 감상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자신이 정한 자리에서 새들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려주는 기본을 알았으면 한다"라고 꼬집었다.
4대강 사업으로 갇히고 썩어가던 강이 수문 개방으로 인해 모래톱이 생겨나고 강물이 맑아지면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찾아들고 있다. 15만 마리 가창오리가 펼치는 군무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자신들의 행동을 돌아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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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가창오리 보려고 열기구까지... 이러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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