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집에서 어죽을 판다고요?

치맥보다 치어로 유명 맛집... 홍성군 장곡면 조은치킨 김복순 대표

등록 2021.03.11 14:21수정 2021.03.1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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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죽은 비린 맛 없이 담백하고 걸죽해 직접 담근 매콤하고 시원한 김치를 얹어먹으면 입안에 개운함이 느껴진다. 특이한 점은 어죽에 돼지고기를 넣어 담백함을 더해준다. ⓒ 이은주

 
홍성군 장곡면소재지의 한 치킨집에 들어서면 손님들은 한결같이 어죽을 달라고 한다. 치킨집에 와서 어죽을 달라고 하는 손님들이 이상할 듯도 한데 손님이나 주인이나 너무도 당연스레 주문하고 주문을 받는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손님 모두가 치킨과 함께 어죽을 먹는다는 사실이다. 그야말로 치맥보다 '치어'로 유명한 맛집이다.

서천군에서 광천읍으로 시집와 살면서 2007년 장곡면에 치킨집을 오픈한 김복순 대표가 메뉴에 어죽을 추가하게 된 것은 2012년부터이다.

면 소재지다 보니 면민들과 가족같이 지내오던 김 대표는 치킨집 특성상 점심에 대접할 음식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어릴 적 부친이 냇가에서 잡아 온 붕어로 끓여주던 어죽을 떠올렸다.

부친이 끓여주던 투박한 맛을 내기위해 다양한 조리법을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복순어죽'이 탄생(?)한 것이다.
 

반신반의하며 치킨과 어죽을 주문해서 먹어보니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맛이다. 새 기름을 사용해 갓 튀겨나 온 치킨을 한입 베어 물면 바사삭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옷에 촉촉한 닭고기 육질을 느낄 수 있다. ⓒ 이은주

 
반신반의하며 치킨과 어죽을 주문해서 먹어보니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맛이다. 새 기름을 사용해 갓 튀긴 치킨을 한입 베어 물면 바사삭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옷에 촉촉한 닭고기 육질을 느낄 수 있다.

이어 나온 어죽은 비린 맛 없이 담백하고 걸쭉해 직접 담근 매콤하고 시원한 김치를 얹어 먹으면 입 안에 개운함이 느껴진다. 특이한 점은 어죽에 돼지고기를 넣어 담백함을 더해준다는 것. 


맛난 비법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어죽 육수를 끓일때 양을 늘리기보다 걸쭉하고 담백한 맛을 내기 위해 정량으로 만든다"며 "또한 감자, 호박, 돼지고기 등 지역 농축산물을 활용해 신선한 맛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손주들에게 치킨을 먹일 때 깨끗한 새기름으로 튀겨주듯 손님들에게도 내 가족처럼 동일하게 대접한다는 정직함이 맛을 내는 비법이다"라고 말했다.
 

맛난 비법을 묻는 질문에 김복순 대표는 “어죽 육수를 끓일 때 양을 늘리기 보다 걸죽하고 담백한 맛을 내기위해 정량으로 만든다”며 “또한 감자, 호박, 돼지고기 등 지역 농축산물을 활용해 신선한 맛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 이은주

 
또 하나 인기 있는 비결은 내 집 같은 편안함이다. 직원 없이 14년간 치킨집을 혼자 운영하다 보니 바쁜 점심시간, 면사무소 직원 등 단골손님들은 식당에 오면 으레히 알아서 필요한 것을 가져다 먹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의 가장 큰 바람은 모두의 건강이다.

김 대표는 "제가 건강해야 손님들께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드릴 수 있고 여러분들도 건강하셔야 맛있는 음식을 드실 수 있다"며 "이름을 걸고 하는 만큼 앞으로도 맛있는 치킨과 어죽을 대접해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장곡면민들 모두 인심좋고 따뜻한 정이 가득하다"며 "장곡면 광성리에서 오서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있지만 잘 모르시는 듯하다. 계단을 오르기 힘드신 분들은 광성리 등산로를 이용해 등산하시고 장곡면에도 많이 찾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치킨집에서 어죽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한데 어우러져 사는 작은 시골마을 주민들이 서로 배려하며 돈독한 정으로 어우러져 살아가기 때문이 아닐런지.

조은치킨은 장곡파출소 앞에 있으며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한 달에 두 번 쉬기 때문에 주말에도 치킨과 어죽을 맛볼 수 있다. 주소는 장곡면 홍남동로 480번지이다.
 

홍성군 장곡면소재지의 한 치킨집에 들어서면 손님들은 한결같이 어죽을 달라고 한다. 치킨집에 와서 어죽을 달라고 하는 손님들이 이상할 듯도 한데 손님이나 주인이나 너무도 당연스레 주문하고 주문을 받는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손님 모두가 치킨과 함께 어죽을 먹는다는 사실이다. 그야말로 치맥보다 치어로 유명한 맛집이다. ⓒ 이은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홍주포커스에도 게재됩니다.
#홍성 #맛집 #코로나19 장기화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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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지역의 새로운 대안언론을 표방하는 홍주포커스 대표기자로 홍성 땅에 굳건히 발을 디딛고 서서 홍성을 중심으로 세상을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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