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추모제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은 장애인을 향한 보건복지부의 잘못된 인식을 꼬집었다.
신나리
'2020년 3월 제주, 6월 광주, 8월 서울, 9월 서울, 10월 서울, 12월 서울' 부모연대는 코로나시기 사망한 발달장애인의 사망시기와 지역을 빼곡히 적은 플래카드를 펼쳤다. 김수정 부모연대 서울지부장은 "A씨를 대신해 그의 어머니에게 말을 전하고 싶다"며 어렵사리 입을 뗐다.
그는 "어머니, (A씨의 죽음은)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며 "당신은 발달장애인 자식을 안고 보듬고, 입히고 먹히고 사랑한 부모다. 발달 장애인은 가족이 책임질 수 있는 장애가 아니다"라며 울먹였다. 추모제에서 모인 40여 명의 장애인, 장애인 부모들이 곳곳에서 흐느꼈다.
김 회장은 "발달장애인은 정부가 나서서 촘촘하게 정책으로 지원하고, 지역사회가 공동체로 돌봐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이를 가족의 몫으로 돌린다"면서 "코로나 시기에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얼마나 많이 죽었느냐. 정부가 나서서 발달장애인 죽음의 행렬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모연대는 정부가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윤종술 부모연대 회장은 "한 명만 죽어도 복지 사각지대를 말하는데, 발달장애인은 죽고 또 죽어도 정부 대책은커녕 주무 부처조차 없다"면서 "아동, 노인 실종전담반은 있지만 발달장애인은 전담기구조차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실종아동법을 보면 실종아동에 관한 업무는 아동권리보장원에, 실종 치매노인에 관한 업무는 중앙치매센터로 위탁한다. 실종 발달장애인은 담당 기관이 뚜렷하지 않다. 아동 정책 관련 업무를 맡은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실종 발달장애인 관련 대응을 병행하고 있을 뿐, 전담체계는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박경석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은 장애인을 향한 복지부의 안일한 인식을 꼬집었다. 그는 "복지부와의 면담에서 '장애인을 위해 여러 시설에 돈을 많이 투자했다. 이 정도면 된 거 아니냐. 코로나 때만 사람이 죽었냐. 이제 그만 좀 하자'는 말을 들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오늘 한 번 울고, 마음 삭이고 세월이 지나 또 누군가 죽으면 추모제 하는 걸 언제까지 해야 하나. 이 반복되는 일상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면서 "장애인도 24시간 안전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재차 언급했다. 부모연대는 지난 2018년부터 ▲발달장애인 권리보장·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한 실질적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 지원 보장과 지역사회에서의 삶 보장 ▲주간활동서비스지원법 제정을 통한 주간활동서비스 제도화 ▲발달재활서비스법 제정을 통한 실질적 발달재활서비스 제도화 등이 담긴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정부가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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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된 20대...꼭 우리 아들 이야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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