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해운대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인 엘시티(LCT).
김보성
반면 2년 전 조국 교수와 그의 가족 관련 비리 의혹 때는 어땠나. 이때 조·중·동은 거의 광적으로 악마사냥 하듯이 관련한 의혹을 보도했었다. 거의 '조국 교수 죽이기'급 광풍 몰이를 보며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라는 뼈아픈 기억이 떠오를 정도였다.
본인에겐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지 않고 의혹을 부풀리고, 당사자는 물론 가족까지 인신공격성 망신주기로 여론을 호도했던 것도 비슷하다. '아픈 아기 피 뽑아 만든 논문, 조국 딸이 휴지조각 만들었다'라는 <중앙일보>의 악의적인 기사 헤드라인은(2019.08.24.일자), 과거 '고급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제목의 그 치욕적 기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이런 비리 의혹들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왜 조·중·동은 오세훈과 박형준 후보에 대해서는 이토록 관대한 걸까? 두 후보 관련 조·중·동 보도 기사에서 저 정도로 자극적이고 모욕적인 기사 제목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발견하기가 어렵다.
주류 언론의 선택적 부각과 은폐
인지 언어학 분야의 거두로 미국의 중요 양심 지성 중의 하나인 조지 레이코프 (George Lakoff) 교수에 따르면 미디어의 전형적인 왜곡 수법이란 바로 선택적인 부각(highlighting)과 은폐(hiding)다. 조·중·동은 정부와 여당 비판 기조에 유리한 쟁점 등은 많이 모아서 크게 부각시키는 반면 야당 후보의 비리 의혹 규명과 자질 시비 관련 보도나 그들을 개탄하고 비판하는 목소리는 교묘히 은폐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미디어가 선택적인 부각과 은폐로, 사건의 실체와 본질을 왜곡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언론의 근본 사명과 의무는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사실관계를 충실히 파헤치고 공정하게 보도하여 그 사건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는 의견들을 균형 있게 보도함으로써 올곧은 여론을 이끄는 것이다. 조·중·동은 이 중대한 언론의 사명과 의무를 저버리고 선택적 기사 쓰기로 교묘하게 한쪽 편을 들면서 오히려 여론을 호도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정치 분야 자체의 개혁 못지않게 정치 발전을 저해하는 언론 개혁이 시급하고 중대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사실 조·중·동의 정치적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들은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정치적 순간마다 자사의 이익과 특정 정치 세력에 유리한 쪽의 보도·편집을 통해 정치에 직접 나서는 행태를 보여 왔다. 이것은 그들 스스로가 권력화되었고 정치화된 집단이라는 것을 증거한다. 권력화된 정치 집단이 된 이상, 어느 조직도 그 개혁이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일어나길 기대하기 힘들다.
권력을 누리는 자들한테서 어떻게 그 기득권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내부에서 개혁 담론을 활성화해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핵심은 '제재와 평가'
그러므로 언론 개혁은 외부에서 그들의 잘못된 의사 결정 구조와 업무 문화와 관행을 개혁할 수 있는 제도를 강제로 적용하고 개선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에서 출발할 수 있다. 결국 개혁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는 제재와 평가이다. 가짜 뉴스를 만들고 교묘히 왜곡 기사를 쏟아내고 악질적이고 선정적인 인신공격성 기사 제목을 달아도 신문사도 기자도 합당한 벌이나 제제를 받지 않는 상태에서는 그릇된 일이 반복될 뿐이다.
여기서 대학 이야기를 잠깐 해 보자. 좋든 싫든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변한 데에는 대학 평가와 그에 따른 교수업적 평가제도 도입이 획기적인 기여를 했다.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1980~18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학교수들이 수년 동안 논문 한편 안 쓰고 10년 동안 같은 강의 노트를 들고 다니며 수업을 해도 문제가 별로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대학교수라는 직업이, 교육과 연구의 주체라고 주장하며 독립성을 핑계로 평가를 거부하고 성과를 내지 않고 안주할 수 있는 철 밥통 직업이 아니다. 지금은 연구 실적이 없으면 승진은커녕 교수직을 잃는다. 기자들이 저급한 기사로 여론을 호도해도 계속 기자직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가 지속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한 마디로 그들을 제재하거나 평가하는 아무런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언론 개혁의 본질은 가짜 뉴스 등을 제재하고 통제하기 위한 법률 제정과 평가 시스템 도입이다. 국회를 비롯한 입법 기관에서 언론을 더 언론답게 만드는 언론 개혁 입법 논의와 제정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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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시장 언론보도 행태를 바라보며 느낀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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