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배달노동자에게 이용할 것을 요구한 화물용승강기
구교현
아파트는 이미 많은 노동자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경비, 청소, 시설관리, 택배 배달 등 노동자들의 일터입니다. 주민들은 여러 노동에 기대어 자신의 일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파트에선 노동자에 대한 갑질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건 우리 사회에서 좋은 아파트에 사는 소위 '있는' 사람들이, '외부'인 출입제한을 걸어놓고 '내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노동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도시에서 '공정'과 '상생'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공동주택의 관리에 대해 보고하게 하거나 자료의 제출 또는 그밖에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고, 소속 공무원에게 공동주택의 시설 등을 조사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동주택 시설개선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단지 내 도로를 보수하고, 놀이터를 고치고, 친환경시설이나, 택배 시설을 개선하는 등 아파트의 시설 환경 개선이 필요한 대부분의 사항이 포함됩니다.
예산을 적게 쓰지도 않습니다. 올해 서울의 강남구는 한 단지마다 4000만 원까지 예산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매년 수십 개의 아파트가 예산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노동존중 아파트를 우선순위로 선정해서 문제 해결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웃과 소통하는 건강한 주거문화' 조성을 위해 입주자대표회를 상대로 교육과 캠페인도 벌이고 있으므로, 이 자리를 통해 개선 필요성을 인식시킬 수도 있습니다. 입주자대표회는 사조직이 아니라 법정 기구로써 최소한의 공익 추구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수단을 활용하면 갑질 아파트 문제를 풀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의 화두는 공정입니다. 공정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공평하고 올바름을 말합니다. 다수의 시민이 사는 아파트에선 입주민의 이기심과 편견으로 노동에 대한 부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공정한 도시를 만들겠다면, 바로 이곳, 아파트부터 변화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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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아파트 100곳 '인권위 진정' 두 달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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