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면

[서평]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등록 2021.04.20 09:43수정 2021.04.2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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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 예담

 
서른 살 여름, 집에 돌아오는 길에 들른 서점에서 유독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그 책은 바로 하야마 아마리의 '제1회 일본감동대상' 대상 수상작,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였다.

바로 전해인 스물아홉 여름부터 나 또한 지독한 괴로움으로 틈만 나면 극단적인 선택을 떠올렸다. 아직 그 상처에서 치유되지 않았던 서른 살 무렵, 만으로 스물아홉이었던 나는, 스물아홉이라는 숫자와 죽기로 결심했다는 말에 이끌려 다른 책들과 함께 이 책을 서점에서 구매했고 집에 돌아와서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이 소설을 읽고 죽음에 가까이 갔다가 다시 삶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바닥에 떨어뜨린 딸기를 먹기 위해 애쓰던 중 무너지고 마는 주인공 아마리. 변변한 직장도 없고, 애인에게는 버림받았으며, 못생긴 데다 73킬로그램이 넘는 외톨이…. 내가 유일하게 주인공 아마리하고 다른 점은 직장이 있다는 것 그것 하나밖에 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그렇게 나를 미워하고 저주하고 죽고 싶어 했다. 매일 아침 눈 뜨는 게 괴롭고 힘들었다. 아무 기력도 없었고 웃음도 나지 않았다. 지구의 천장이 필사적으로 나를 짓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참 다행히도 그런 지옥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죽음을 생각할 때는 바로 나 자신이 무가치하다고 느낄 때이다. 어느 책에서 읽기로는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데 세상에서 무가치하다는 메시지를 받으면 그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받아들일 수 없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죽음을 택한다고 말한다. 일견 일리가 있는 말 같다.

나 또한 너무나 소중한 내가, 사람들로부터 번번이 외면받는 것, 인정받지 못함이 괴로워서 차곡차곡 쌓인 상처가 어느 순간 극단적인 마음으로 기울었나 보다. 그런데 그러한 지옥의 터널을 지나고 느낀 것은 결국 나를 죽이는 것도, 나를 살리는 것도 타인이 아닌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소설책 <스물아홉,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를 꼭 추천하고 싶다. 이 소설의 주인공 아마리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외톨이이다. 그런데 우연히 TV에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모습을 본 후, 1년간 악착같이 돈을 벌어 1년 후 생일날 라스베이거스에서 모은 돈을 모두 쓰고 죽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1년간의 유예를 선고한 그는 역설적이게도 그 1년 동안 다시 생의 목표를 다잡을 수 있었다.


내가 아마리에게 배운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어쩌면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날 이유 같은 것은 없는지도 모르는데... 우리는 그저 인간의 종족보존을 위해 태어나 삶을 영위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그런 무의미한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줄 나만의 삶의 의미와 목표를 찾는 것, 그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언젠가 우리 반에서 키우던 배추흰나비의 애벌레를 보며 '나도 이렇게 먹고 잠만 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는 실제로 그러한 삶을 경험해보고 깨달았다. 더 게을러지고 더 무기력해지고 더 나를 한심하게 생각된다.

그러한 삶의 지옥을 건너와서인지 지금은 한순간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아졌다.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너무 많다. 하루 24시간이 아니라 48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 드라마 <미생>에서 "회사가 전쟁터라고? 바깥은 지옥이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상살이가 고되다. 이런 세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고 내가 무가치하게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꿈과 목표를 가지라는 말은 공허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장 어두운 시간은 바로 해뜨기 직전'이란 말이 있듯이 어쩌면 시련과 고통을 통해 더 나은 오늘을 만들라는 신의 뜻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나는 죽는 순간까지 '내일'이란 말을 쓰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나의 인생은 천금 같은 오늘의 연속일 테니까.' 

 죽음과 삶의 경계, 그리고 행복의 순간은 내가 만들어가는 오늘에 달려있다.   
        
"뭐든 그렇겠지만 일류니 고급이니 하는 말은 늘 조심해야 해. 본질을 꿰뚫기가 어려워지거든. 출세니 성공이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잣대를 갖는 거라고 생각해. 세상은 온통 허울 좋은 포장지로 덮여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기만의 눈과 잣대만 갖고 있다면, 그 사람은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고 비로소 '자기 인생'을 살 수 있을 거야. 그게 살아가는 즐거움 아닐까?" -122쪽
덧붙이는 글 브런치 https://brunch.co.kr/@lizzie0220/156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꽃길 에디션)

하야마 아마리 (지은이), 장은주 (옮긴이),
예담, 2012


#삶 #죽음 #인생 #목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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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심어주고 싶은 선생님★ https://brunch.co.kr/@lizzie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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