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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토박이가 만든 맥주... 이 맛이 '찐 인천'이다

개항장에서 만나는 양조장 '인천맥주', 레트로디자인·비건인증 등으로 2080세대 겨냥

등록 2021.05.01 11:45수정 2021.05.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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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맥주는 인천의 개항문화를 담아 재탄생했다. 인천맥주의 양조장은 해안동 어귀에 있다.
인천맥주는 인천의 개항문화를 담아 재탄생했다. 인천맥주의 양조장은 해안동 어귀에 있다.박영희

맥주는 거품과 함께 차오르는 청량감과 시원함이 사람들의 눈과 입맛은 물론 기분까지 한층 돋워주는 역할을 한다. 특별한 날에도, 평범한 날에도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술이 맥주다. '인천맥주'가 인천의 정체성을 입고 새로운 맥주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칼리가리 브루잉'에서 '인천맥주'로


인천시 중구 신포로 15번길 45. 해안동 동네 어귀에 맥주양조장이 있다.

2017년 탄생한 양조장의 이름은 '칼리가리 부르잉'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만든 맥주가 '신포우리맥주'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인천맥주'로 이름을 바꿨다. 인천의 개항문화를 담은 맥주의 재탄생이다.

박지훈(45) 대표는 "할아버지부터 인천에서 3대가 살고 있다. 할아버지는 예전에 인천제철을 다녔다. 저는 부모님을 따라 지방에서 살기도 했지만 도화초, 선인중, 동인천고를 졸업했다"며 "한동안 음악이 좋아서 꿈을 향해 열심히 달리던 중 맥주와 인연을 맺고 맥주업장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가 인천에 애착을 갖는 이유다.​
 
 '인천맥주' 박지훈 대표
'인천맥주' 박지훈 대표박영희
  
 '인천맥주'에서 생산하는 맥주 제품들
'인천맥주'에서 생산하는 맥주 제품들박영희
 
박 대표는 지역의 특성과 문화와 이야기를 담은 '인천맥주'라는 브랜드에 맥주 이상의 가치를 넣어 인천사람들에게 친근한 새로운 맥주문화 상품을 만들었다.

"맥주업장 일을 하다가 2017년 본격적으로 맥주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을 좋아해서 제품 창작을 연결했어요." 어찌 보면 맥주도 그가 추구하는 음악처럼, 예술과 결합했을 때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부분이 비슷하리라.

박 대표는 작은 양조장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다양한 종류의 개성 있는 맥주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 만큼, 종류마다 맛도 다르게 다품종 소량생산을 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맛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맥주를 만들었다. 요즘 문화에 맞게 골라먹는 재미를 더한 개성 있는 기호식품이다.


'찐 인천'을 담다
 
 '개항로 라거' 광고모델은 과거 미림과 애관 등 인천의 극장에서 그림을 그렸던 분이다.
'개항로 라거' 광고모델은 과거 미림과 애관 등 인천의 극장에서 그림을 그렸던 분이다.박영희
 
박 대표는 소규모 생산을 통해 상품에 개성을 가미한 맛은 물론, 맥주로 소통하기 위한 마케팅을 펼쳤다. 인천지역의 정체성과 문화를 이름에 담고, 동네의 작은 양조장에서 인천다운 레트로 느낌의 맥주를 만들어 냈다.

새로운 상품을 만들면서 맥주의 이름과 디자인, 스타일 등에 지역의 특성과 인천의 정체성을 부여했다. '개항장 라거'는 인천의 역사적 가치를 담은 인문학적인 맥주라고나 할까.


"인천의 느낌을 담았습니다. 인천스러움이 묻어나는 디자인으로 투박함과 바닷가 항구도시의 이미지와 표현했습니다. 병 하나하나도 디자인을 생각했습니다. 과거에 미림과 애관 등 인천의 극장에서 그림을 그렸던 어르신을 '개항로 라거' 모델로, 또 개항장 현판의 목공간판을 썼던 어르신의 필체를 글씨체로 디자인했습니다."

맥주에 '찐'(진짜라는 뜻의 신조어 - 편집자말) 인천을 입힌 것이다.

또한, 맥주의 맛을 테스팅할 때는 부모님에게 먼저 선을 보이며 평가를 받았다. 인천맥주는 2080세대의 입맛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양조사들은 기술적인 면에 관여하고, 저는 기준점과 방향을 정한 후 디자인과 브랜딩을 했습니다. 맥주는 기술과 재료 그리고 스타일에 따라서 새로운 이름을 달고 탄생합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맛의 '개항로 라거'는 비건(Vegan, 완전채식) 인증을 받은 맥주입니다. 공정과정에서도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양심소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비건을 지향합니다. 인천 분들이 관심을 갖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역맥주로 자리를 잡아가고 싶어요."
 
 '인천맥주' 양조장 설비
'인천맥주' 양조장 설비박영희
  
 '인천맥주' 개항로 라거 비건인증서
'인천맥주' 개항로 라거 비건인증서인천맥주
 
한편, 발효효모에서 꿀향이 나는 '신포우리맥주'를 비롯해 '바나나 화이트'는 20-3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사부작IPA'는 수제맥주와 술 문화에 관심이 있는 30-40대를 대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파도', '개항장', '몽유병', '코코넛 포터' 등이 생산된다.

인천맥주를 맛볼 수 있는 업소는 중구 '개항로고깃집', '남해집', '중구집', '최고집', '반반', '신포동집', '인천여관 루비싸롱', '개항면' 등이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펍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전국 매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도 실립니다. 글쓴이는 박영희 i-View 객원기자입니다.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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