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정세균계 의원 모임인 ‘광화문포럼’에서 정세균 전 총리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노란 점퍼 사나이'에서 '대선주자'로 돌아온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우리 시대 모든 불평등과 대결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정 전 총리는 11일 정세균계 의원 연구모임 '광화문포럼'에서 '담대한 회복 – 더 평등한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스스로를 "총리에서 정치인으로 돌아온 정세균"이라고 소개하며 자신이 생각해온 "앞으로 변화시켜나갈 대한민국의 밑그림"을 밝혔다.
강연 주제대로 핵심 열쇳말은 '평등'이었다. 정 전 총리는 불평등을 "국민의 적"으로 규정하며 "지금 우리 국민은 불평등한 세상의 노예가 되느냐, 다 함께 잘 사는 나라의 주인이 되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시대의 진정한 정의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척결하는 일"이라며 "진보와 보수를 따지고 멱살 잡는 드잡이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철 지난 이념투쟁과 진영논리를 벗어 던지고 평등의 나라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불평등은 국민의 적... 평등의 나라 만들자"
그가 생각하는 '담대한 회복'을 위해 대한민국이라는 자동차가 잘 굴러가려면 4가지 바퀴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하는 '평등한 K회복'과 'V자 경제반등', 또 더 평등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혁신'과 '돌봄'이다.
정 전 총리는 우선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영업손실보상제와 관련해 "이견이 또렷한 소급적용은 차치하더라도, 어려운 처지에 놓은 국민을 생각해 곧바로 입법을 진행하는 것이 옳지 않겠냐"고 말했다. 동시에 "재정투입을 통한 추가지원으로 손실보상 소급적용의 국민적 요구를 해소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국가 재정은 국민을 위해 쓰는 돈이다. 국민이 없는데 국가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그는 '혁신경제'로 미래를 준비하자며 지식재산처 신설을 제안했다. 정 전 총리는 "한국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2위이지만 투자 대비 지식재산사용료 수입 비중은 22위에 머물러 있다"며 "지식재산처 신설로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확실하게 보호하고, 국익과 산업성장의 방향에 부합하는 혁신전략을 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또 '선제적 돌봄, 생산적 돌봄'을 내세우며 미래씨앗통장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그는 "이제 부모찬스가 아닌 국가와 사회가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위해 '사회적 상속' 제도 구축을 노력해야 한다"며 "모든 신생아들이 사회초년생이 됐을 때 자립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20년형 적립형으로 1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 1인당 평생 2천만 원, 연간 최대 500만 원의 '국민 능력개발 지원금'을 지원해 평생토록 직업능력개발을 돕겠다고 했다.
낮은 지지율이 숙제... "출발보다 골인이 중요"
본인 스스로 "많은 분들이 제게 소위 '정치적 스펙'이 좋다고 말한다"고 할 정도로 그는 정치 입문 후 6선의 국회의원, 장관, 당대표, 국회의장, 국무총리까지 역임하며 '꽃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대선주자 정세균'은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마이뉴스>의 5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그의 지지율은 4.0%에 불과했다.
하지만 정 전 총리는 "누가 먼저 출발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골인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강연 후 취재진을 만나 "(지지율이) 당연히 신경이야 쓰인다"면서도 "'거기에 연연하지 않고 나의 길을 간다,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고 국민과 함께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하면 알아주시겠지' 하는 확신을 가진다"고 했다.
또 대선 경선 일정 문제는 "지도부가 '어떻게 정권 재창출을 할 것인가'라는 기조 하에 룰도 만들고 일정도 확정해야 한다"며 "연기를 하든, 구워먹든, 삶아먹든 지도부가 알아서 최선의 숙고와 검증, 논의를 통해 안을 만드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정 전 총리는 또 "(지도부가 후보자 의견을 청취하는) 프로세스가 언젠가 이뤄진다면, 적절하게 의사표시할 수 있다"면서도 "선수는 주어진 룰에 맞춰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정세균 전 총리의 연설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