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구 홍천 사랑말 영농조합법인 대표
지역재단 김인규
- 왜 사랑말 한우를 2016년에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했나.
"사랑말 한우에는 젊은 직원들이 많은데 법인이 해산되면 이들이 직장을 잃게 된다.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함으로써 법인의 공익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 사랑말 한우에 젊은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육가공 관련 기술을 잘 배울 수 있는 데다가, 업계 최초로 주 5일제를 실시하고 있고, 복지와 급여가 다른 곳에 비해 좋기 때문이다. 대부분 홍천군에 거주하는데, 북방면이 홍천읍과 2km 거리에 있어서 생활이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젊은 사람들은 쇼핑을 대부분 인터넷으로 한다.
수익을 조합원에게 배당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젊은 직원들의 안정적인 근무(급여 및 복지)에 중점을 두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임금을 비용으로 보지 않는다. 적절한 임금을 포함해서 원가를 정한다." (필자: '작은 것이 아름답다'로 유명한 슈마허는 일(임금)을 비용으로 보는 것은 고용주의 관점이라고 비판한다.)
- 한우의 대중화를 위해 사랑말 한우의 직영 정육점 및 식당을 대도시에 내는 것이 좋지 않은가.
"쉽지 않다. 2015년 7월 2일 경기도 의정부시에 홍천 사랑말 한우 정육점·식당 의정부점을 개설하였다. 의정부시는 인구가 40만 명이 넘는 큰 도시이므로 장사가 잘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처음 몇 년은 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생산지(홍천)와 소비지(의정부)의 고객이 원하는 바가 달랐다. 생산지의 고객은 주로 가성비를 따지지만 소비지의 고객은 서비스의 질에 민감했다. 지금은 잘 되고 있지만 서울 등으로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
- 홍천에는 사랑말 한우 이외에 홍천 축협의 '늘푸름 한우', ㈜ 농업회사법인 '늘푸름홍천한우'도 있다. 어떤 관계인가.
"선의의 경쟁 관계다. 서로 다투지 않는다. 사랑말 한우의 모델(생산농가 수익성보장,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소고기 제공, 직원 복지, 지역사회 기여 등)이 다른 한우 조직에도 조금씩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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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말 한우를 한우협동조합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축협은 신용사업에 상당 부분 중점을 두고 있어서 진정한 의미의 품목조합으로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의 지역농협이나 지역 축협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용사업을 분리하여 품목조합으로 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우는 이미 한우협동조합과 한우협동조합연합회가 결성되어 있으니, 품목조합을 선도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그러려면 사랑말 한우도 영농조합법인의 틀을 벗어나 한우협동조합으로 합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협동조합이 개혁되어야 하나 쉽지 않은 일이다."
- 사랑말 한우와 같은 모델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나 대표와 같은 철학을 지닌 경영자가 많이 생겨나야 하고, 조합원들이 그러한 철학에 동의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한우 사육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사랑말 한우의 모델이 확산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조합원을 교육하고, 조직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
내친김에 나종구 대표에게 한우 산업의 미래에 대해 물어보았다.
- 사랑말 한우의 모델이 확산되어 한우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기 바란다고 하는데 가능하겠는가. 소고기 소비가 늘면서(2003년 1인당 8.1kg에서 2019년 13kg) 한우 생산(2003년 12월 127만 두에서 2019년 12월 308만 두)도 늘었지만, 소고기 자급률은 2019년에 36.5%에 지나지 않는다.
"한우 소비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그에 따라 한우 생산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사랑말 한우 같은 모델이 확산된다면, 소비자들이 지금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한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한우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한우 생산을 늘리고 한우 가격을 낮추어야 하는데, 이것이 얼마나 가능할까.
"한우 생산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 대농가들은 가격 하락을 우려하여 반대하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소농가들은 생산을 늘리기 원한다. 물론 소농가들도 가격 하락을 원하지는 않지만. 나는 한우 생산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는 게 한우의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