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주과하주가 완성된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과하주가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첫 기록이 1670년 <음식디미방>이라는 문헌에서 언급되어 있는 것을 보면 실제 술을 빚는 것은 그 이전부터 였음을 추측할 수 있다. 물론 과하주라는 술이 소주를 넣어서 만들어지는 술이기에 소주가 만들어진 이후에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소주 제조법이 우리나라에 퍼지기 전에 이미 만들어진 다른 술들을 빚고 있던 술에 부어서 알코올을 높이고 보존기간을 연장한 제조법들은 존재하고 있었다. 결국 증류주가 발달하면서 발효주 첨가 제조법에 소주를 넣는 방법이 추가 되었고, 그에 따라 과거에는 없던 형태의 술인 과하주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술 제조법의 보면 세상에 비슷한 제조법을 가진 술이 존재하는 데는 우연보단 필연이 작동한다는 생각이 든다. 비슷한 제조법으로 만든 술이 외국에도 있다. 포르투갈의 포트(Port), 마데이라(Madeira) 와인과 스페인의 셰리(Sherry), 프랑스의 뱅 두 나투렐(Vin Doux Naturel), 이탈리아의 마르살라(Marsala)가 같은 술이다.
모두 과실주를 증류해 만든 브랜디를 발효하는 과정에서 첨가시켜 달콤한 맛을 내는 주정강화 와인들이다. 와인에 증류주를 추가해 저장성을 높인 것이다. 포트 와인도 과하주와 마찬가지로 저장성이 높다. 유럽은 16세기 이후 대항해시대를 통해 발효주(와인)를 변패시키지 않고 먼 곳까지 옮겨야 하는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17세기 영국과 프랑스가 주축이 되어 벌린 스페인 왕위 계승전쟁으로 영국의 와인 수입상들이 프랑스 대신 포르투갈에서 와인을 수입하게 되었다. 이때 수송거리가 길어지면서 와인이 상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와인에 증류주를 넣은 것이 포트 와인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