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3일 고양시 관계자들이 장항습지에서 생태계 교란종인 가시박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평수 한강하구 장항습지 보전협의회 대표, 이재준 고양시장, 박진우 환경운동가.
고양시청
이번 장항습지의 람사르 등록은 녹록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 일부 지역 주민들은 한강하구에 대한 접근성과 생활체육 등 여가용 시설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축구장 등 친수구역으로의 개발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환경단체는 시민들에게 생태적 가치의 중요성을 알리는 습지 인식 증진 운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고양시는 기후환경국을 만들어 람사르 습지 등록을 위한 적극적 행정을 펼쳐 나갔고 그 과정에서 시장이 람사르습지 등록 관련하여 지시하거나 직접 주재한 회의가 47회나 되었다 한다.
지난 2019년 10월 고양시가 주최가 되어 '기후환경과 도시재생'을 위한 제1회 고양도시포럼을 개최하고 람사르 사무국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장항습지의 가치가 고양시민만의 자산이 아닌 범지구 차원의 자산임을 국내외에 알리는 등 장항습지의 보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재준 시장은 "한강하구습지(2006년 4월)는 장항습지(고양), 산남습지(고양, 김포), 성동습지(파주), 시암리습지(김포), 유도습지(김포) 등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으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할 뿐 만 아니라 자연경관 또한 우수한 지역으로 북녘 수역과 신곡수중보 지역을 제외한 길이 43.5㎞에 60.668㎢의 '한강하구습지 보호지역' 전체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되길 원했으나 지방자치단체별 정책의 시급성에 간극이 있어 고양시 구간인 신평동, 장항동, 법곳동 등 약 7.65㎞인 5.956㎢만 등록하게 되어 안타깝다"며 장항습지의 건강성과 완전성을 위해서는 나머지 구역도 등록되어 한강하구습지 전체의 람사르 습지 등록을 통한 공동의 노력을 기원하였다.
우리나라는 1997년 3월에 강원도 인제군 대암산 용늪을, 1998년 3월에는 경남 창녕군 우포늪을, 2006년1월과 6월에는 순천만․보성갯벌과 제주 물영아리오름 등을 등재하였고, 장항습지를 포함해 총 24개 구역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여 범지구적으로 보전하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장항습지는 철새들이 대륙간 이동시 머무는 서식지로 지난 2019년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협력체계(EAAFP)에 참여하고 있는데 전세계 2천 마리밖에 없는 저어새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인 참수리와 흰꼬리수리 등 3종이 서식하며, 멸종위기 2급 재두루미와 개리, 큰기러기와 큰덤불해오라기 등 총 178종 3만여 마리가 대륙을 오고가면서 머무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멸종위기 2급인 삵과 금개구리 등을 포함해 1066종 이상의 생명체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라고 밝히고 있다.
고양시는 제1자유로로부터 장항습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도로변에 나무 식재를 통해 이격 거리를 만들며 장항습지를 보호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 키가 큰 나무 교목으로는 스트로브잣나무와 구상나무를, 키 작은 관목으로는 사철나무를 통해 장항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기초공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장항습지의 관리권은 중앙정부인 환경부(한강관리유역청)가 가지고 있어, 고양시와 손발이 맞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에 비해 효과가 더디게 나타날 수도 있다.
제1자유로의 자동차 속도도 문제다. 장항습지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도로와 자동차로부터의 소음과 진동, 미세먼지 등으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도로 관리권이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 통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재준 시장과 박평수 대표는 "장항습지의 제대로 된 보전을 통하여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습지와 주변 시설에 대한 관리권이 기초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어 예산 편성 등을 통해 관리 될 때 보전과 활용이라는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재준 시장은 "보전을 위해서는 관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기에 일산동구 장항동에 장항습지센터를 건립하기 위하여 지난 해 예산을 편성하여 6월에 착공할 예정"이며, 몇 년 전부터 겨울철새의 먹이 활동을 돕기 위하여 추진해 온 장항습지 내에 "매년 4만 1181kg의 겨울철새 먹이를 확보해 놓고 있으며, 장항습지 내 논 68만 8395㎡에는 수확 후 남은 볏짚을, 5만 9970㎡에는 벼를 수확하지 않은 상태로 존치하는 등 총 74만 8365㎡의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강하구에 조성 예정인 '비무장지대 평화의 길'도 한강하구습지 23㎞ 중 장항습지 구간에는 군 순찰로로 사용되던 8㎞외에 인근 지자체인 강화군과 김포시, 파주시 등과 협력하고 한강하구 민관 합동 보전관리위원회 등과도 긴밀하게 협의하며 장항습지와 연계해 도보 여행길을 통해 건강과 교육 체험 프로그램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