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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조선> 영문사설 제목 항의... "재발방지 약속 받았다"

23일 사설에 'sucking up' 표현 사용, 뒤늦게 제목 수정... 박수현 수석 "큰 결례"

등록 2021.06.25 20:26수정 2021.06.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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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2021년 6월 23일치 영문판 사설에 'sucking up'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제목을 달았다. 논란이 일자 '조선일보'는 'wooing'이라는 표현으로 수정했다. ⓒ 조선일보 갈무리


청와대가 최근 <조선일보>가 영문판 사설 제목에 문재인 대통령을 지칭하면서 도가 지나친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과 함께 항의를 표시했다. 이에 <조선일보>는 뒤늦게 사설 제목을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단은 지난 23일 <조선일보>가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대미 비판 담화를 바탕으로 한 영문판 사설 제목을 "Why Does Moon Keep Sucking uo to N.Korea?(왜 문 대통령은 계속 북한에 아부하는가?)"라고 붙인 것이다. 영문  사설의 내용은 같은날 <조선일보> 국문판에 실린 '김여정 시키는 대로 다 하고도 돌아오는 건 조롱과 경멸'이라는 제목의 사설과 같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부질 없었다'는 취지다. 

청와대는 사설 내용과는 별개로 영문판 사설 제목에 쓴 'Sucking up'라는 표현을 문제 삼았다. 청와대는 이 표현을 비속어로 볼 순 없으나 일반적으로 기사에서도 인용문 외엔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사전에 '아부'라는 일반적 의미 외에 '빨다'라는 1차적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수현 수석 "큰 결례, 재발방지 약속 받았다"
<조선일보>, 뒤늦게 영문 사설 제목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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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코리아나호텔 건물에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 축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권우성

 
이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조선일보>에 공식 항의했다. 박 수석은 25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선일보>가) 해외 구독자들이 보는 영문판 사설에 대한민국 정상에 대해 표현할 때 속어를 사용하는 것은 외교적 차원에서 봤을 때 국내 기사보다 더 큰 결례에 해당한다"라며 "<조선일보> 측에 항의했고, 이후 수정됐다"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조선일보>로부터) 추후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았다"라고 알렸다.

<조선일보>는 청와대의 항의를 받고서야 해당 영문판 사설 제목을 'Why Is Moon Still Wooing N.Korea?'(왜 문 대통령은 계속해서 북한에 구애하느냐?)라고 수정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도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영문판 사설 갈무리 이미지를 올리면서 "<조선일보> 영문판의 사설 제목, 번역하여 옮기지 않으련다"라고 썼다. 특히 조 전 장관은 최근 <조선일보>가 자신의 딸 모습이 묘사된 일러스트를 성매매 사건 기사에 올린 데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청와대, 문 대통령 삽화 오용 사례도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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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이번엔 문재인 대통령 묘사 일러스트를 과거 범죄 사건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이 일었다. 조선일보는 이에 사과하고 일러스트를 삭제했다(민언련 재구성) ⓒ 조선일보 갈무리

 
이외에도 청와대는 <조선일보>가 국내 범죄 기사에서 문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일러스트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던 문제에 대해서도 공식 항의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외부 필진의 칼럼 '문재인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사용된 문 대통령 삽화를 가짜 마스크 판매자, 마스크 사기 혐의자 등을 다룬 서로 다른 4건의 국내 기사에 반복적으로 재황용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조선일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부적절한 일러스트 사용 사과드린다"며 "철저히 관리하겠다"라고 사과문을 발표한 상태다. 기존 사용됐던 일러스트들은 현재 기사에서 삭제됐다.

이 사안과 관련해서도 청와대 관계자는 "<조선일보> 측이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선일보>의 부적절한 보도 행태에 대해 "한 번은 실수지만 두 번, 세 번, 그 이상으로 반복되면 의도이자 철학"이라며 "굉장히 악의적인 의도가 깔린 행태이고, 이 언론사가 평정심, 일종의 상식을 회복하면 좋겠다"라고 비판했었다.
#청와대 #조선일보 #영문판 사설 제목 #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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