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7일 오후 1시 54분]
▲ 서울시 서대문구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운영진 회의 모습 ⓒ 이윤오
서울시 서대문구 주민참여예산제가 올해로 11회를 맞이했습니다. 1~2월에 주민참여예산위원 모집 및 위원회 100명 이내 구성, 참여예산학교 운영 및 위원장과 분과장 등 운영진 구성, 3~6월에 참여예산사업 발굴 및 제안, 숙의, 부서 검토 진행, 4~5월에 온예산학교 운영, 결산서 검토 및 주민의견서 작성의 일정을 거쳐, 6~7월에는 주민제안사업의 상반기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9월에는 2022년 주민제안사업 선정을 위한 주민총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서대문구청 민관협치과 참여예산과를 통해 주민참여예산제 분과 운영진 회의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2021년 상반기를 결산하며 지금까지 열심히 이끌어 와 주신 임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몇 가지 궁금한 사항을 적어 회의실 문을 두드렸습니다. 인터뷰는 지난 5월 27일 서대문구청 회의실에서 이뤄졌고 이후 서면을 통해 추가되었습니다.
- 안녕하세요. 임원진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호성 위원장 "지난해 10기 위원장과 올해 11기 위원장을 하고있는 서호성입니다. 나라살림연구소라는 곳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재정혁신방안을 연구하는 곳인데, 제가 서대문구의원으로 일한 경력이 이어져 공채돼 일하고 있습니다."
배민아 부위원장 "지난해 10기 위원으로 구참여예산위원회 활동을 시작한 11기 부위원장 배민아입니다. 여성역사공유공간 서울여담재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고 서대문구에서는 민관협치 워킹그룹과 여성친화도시 조성협의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은진 간사 "11기 참여예산위원회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은진입니다. 1기 남가좌1동 주민자치회에 이어 2기 주민자치회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작년까지 무역회사에서 일을 하였고, 마을활동 경험은 길지 않습니다."
- '주민참여예산제'를 원래 알고 계시거나, 관심이 있으셨나요?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지원하게 된 동기도 궁금합니다.
서호성 "서대문구의원 시절부터 주민참여예산제 발전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운영 중인 3000만 원 동정액제를 제가 만들었습니다. 동에서 자율권을 가지고 사업을 선정, 운영하다보면 주민자치 힘이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서대문구의원을 하지 않게 되면서 4년간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구의원으로 일하면서 배운 경험을 지역사회를 위해 쓰고자 협치 제도행정분과장 일을 하게 됐고, 주민참여예산위원회도 지원하게 됐습니다."
배민아 "서대문구로 이사 온 후 평생 거주할 곳이라는 애착이 생기면서 내가 살 곳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이웃과 소통하며 살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구정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첫걸음이 참여예산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박은진 "우연한 기회에 2040서대문구 도시발전기본계획 구민 참여단에 참여하면서 구 전체 사업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주민참여예산 모집 공고를 접했을 때, 좀 더 구체적으로 서대문구가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 알고자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서대문구 주민참여예산위원회가 선진적이고 모범적인 사례"
▲ 서대문구 주민참여위원회만 운영진 ⓒ 이윤오
- 각자의 역할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호성 "조례에 위원장은 위원회를 총괄한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11기부터 위원장, 부위원장, 간사 선출이 러닝메이트제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세 명이 한 팀인거지요. 그래서 항상 같이 상의하고 같이 결정하고 같이 실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서대문구의원 경험과 작년 10기 위원장 경험도 있어서 이런저런 계획을 많이 짜긴 하지만 요즘 박은진 간사님이 실무일을 많이 떠맡아하고 계셔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배민아 "위원회를 총괄하는 위원장님과 실무를 담당하는 간사님의 역할 사이에서 전천후로 돕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직장 관계로 많이 돕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 늘 죄송합니다."
박은진 "참여예산위원회의 일년 사업들의 세부절차들을 준비/시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운영진들과 저희 위원님들께서 전적으로 응원하시고 협력/참여해주시니 제가 재미있게 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아울러 참여예산팀이 전적으로 지원해주시고 계시는데, 자리를 빌어 참여예산팀 이혜영 팀장님, 최하연 주무관님, 이연하 주무관님, 이명원 주무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저는 문화예술정책 전공자이기도 하고 본업도 문화예술 매개자입니다. 그래서 이진아구립도서관에 갔을 때, 주민참여예산제 의견이 반영된 공간과 도서관련 장치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서대문구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해 반영된 정책 중 알고 있거나, 잘된 정책이라고 생각되는 사례가 있을까요?
서호성 "작년 사업 중에 백련산 등에 인공 조류 둥지를 설치하자는 사업, 북한산 자락길 화장실에 장애인을 위한 자동문 설치사업, 북한산 자락길 전동휠체어 전기충전기 설치사업 등은 민관 모두로부터 호평받은 사업입니다.
찾아가는 영화상영이나 공유부엌 운영 같은 프로그램 사업도 최근에 많이 선정되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운영이 원활치 않아 아쉽습니다. 앞으로 주민자치회가 정착되고 발전하면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 사업이 더욱 더 많이 개발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서대문구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참여예산 자랑 하나 해주세요? 타구에 비해 저희구만의 특색이 있나요?
서호성 "올해 서대문구 주민참여예산위원회는 결산안에 대한 주민의견서를 구청과 구의회에 제출했습니다. 특히 이를 위해 온라인 줌회의 방식으로 분과별 부서설명회를 개최하여 민관이 함께 논의, 숙의과정을 거쳤습니다. 아마 결산안 주민의견서 제출도, 이를 위한 부서설명회 개최도, 특히 온라인 줌을 통해 이런 일을 해낸 지방자치단체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또 위원장, 부위원장, 간사를 러닝메이트 방식으로 선출해 운영진의 리더십이 탄탄하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민간조직의 운영진이 마음을 합치지 않으면 운영이 매우 어렵습니다."
배민아 "이미 평가서를 통해 알려진 바대로 서대문구 주민참여예산위원회가 어느 타구에 비해 선진적이고 모범적인 사례임이 증명이 되기도 했는데, 이 모든 결과에는 참여예산위원회 위원들의 자발적인 열심 및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매우 탁월한 데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홍보단과 지원단이 구성되면서 체계화, 조직화, 전문화된 것 같습니다."
"참여예산제가 주민자치 발전의 핵심 동력"
▲ 훈훈한 11회 임원진의 모습 ⓒ 이윤오
- 주민들이 제안한 의견이 모두 반영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실효성있는 정책으로 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서호성 "작년 10기에 이어 11기에서도 위원님들에게 교육과 경험의 기회를 최대한 많이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행정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아야 공무원들과 합리적인 정책토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작년부터 서대문구의회 방청사업을 통해 구청 각 부서가 구의회에 어떤 보고를 하는지, 구의원님들과 구청공무원들이 어떻게 정책토론을 하는지를 보며 배우고 있습니다. 또 이런 경험들이 다음 기수 후배님들에게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위원 선출 시점을 앞당겼으며, 전후기수 합동워크숍 같은 것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1년으로 돼 있는 위원 임기를 다른 많은 지방자치단체처럼 2년으로 하여 경험과 실력이 쌓이고 전수되는 시스템을 좀 더 체계적으로 갖춰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번에 참여한 주민들의 관심분야 분포도와 임원진분들의 관심분야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서호성 "100인 100색, 참여예산위원님들의 관심사는 모두 다릅니다. 또 행정정책에 대한 이해도도 다릅니다. 그리고 아직 이제 첫 사업인 결산안에 대한 주민의견서 작업을 마친 상태여서 앞으로 11기 위원님들이 어떤 정책사업들을 많이 제시해 주실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주민자치회 전 동 확대와 더불어 각 동에서 주민들이 운영하고 싶은 아기자기한 프로그램 사업이 많아지지 않을까 예상되고, 주민자치회 활성화를 위한 사업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각 동 시설확충에 대한 요구는 끊이지 않을겁니다. 우선 보이는 게 시설물들이니까요. 코로나로 인해 동네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에 관심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합니다."
- 풀뿌리민주주의 실천 사례로 '주민참여예산제'를 거론하기도 합니다. 더 나은 '주민참여예산제'를 위해 기존의 체제 중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서호성 "주민참여예산제는 지방재정법에 명시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민관협치의 성격이 짙습니다. 민관의 협의 없이 제대로 발전할 수 없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예산과정에 주민이 좀 더 많이 좀 더 책임 있게 참여하려면 행정이 자기 권한을 기꺼이 내 주어야 하고, 또 실행단계에서도 행정력의 도움이 필수입니다.
지방재정법상 주민의 권리라고 주장해봐야 별 효과가 없습니다. 법에는 굵직한 것들만 명시해 놓았으니까 한계가 있지요. 물론 조례를 좀 더 세밀하고 정교하게 개정할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주민참여예산제의 효능감에 행정이 기꺼이 동의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참여예산위원회의 능력과 매너를 키워야 합니다."
- 주민참여예산위원회 각자 맡은 역할로써 현재까지 활동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각오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서호성 "저는 참여예산제가 주민자치 발전의 핵심 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정책은 예산으로 드러나고 조절됩니다. 또 정책과 예산을 선택, 결정하는 것이 정치입니다. 그러므로 참여예산은 주민의 정치참여이고, 이를 통해 주민자치가 발전할 것입니다. 참여예산제 발전을 통해 주민자치력이 굳세지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가 더욱 성숙하기를 바래봅니다."
배민아 "지역에 대한 애정이 동기가 되어 민관협치에 참여하게 만들고, 참여를 통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의무가 강화된다고 생각합니다. 생업과 지역 활동을 병행하면서 여러 가지 현실적인 장벽이 있지만 이미 잘 운영되고 있는 조직과 체계 속에서 탁월한 리더십으로 이끌어가시는 위원장님과 간사님의 열심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박은진 "2월부터 시작하여 열심히 달려오면서 우리 참여예산위원회 위원님들과 공익활동가, 공무원들을 만나면서 그분들의 생각과 열정을 보면서, 제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11기 남은 임기동안 저희 위원회가 더 성장하는 데 열심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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