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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85%, 2030 45%, 델타 변이 10%... 4차 대유행은 어떻게 다른가

[진단] 20대 델타 검출률 17.1%... 전문가들 "전혀 다른 종류의 위기"

등록 2021.07.07 17:37수정 2021.07.0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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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700명 대로 증가 추세인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앞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줄을서 검사를 받고 있다. ⓒ 이희훈

 
7일 확진자가 단번에 700명대에서 1200명대로 올라섰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 숫자를 기록하며, 4차 대유행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2020년 성탄절은 방역당국에게는 악몽이었다. 3차 유행의 정점이었기 때문이다. 12월 24일 동부구치소 288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25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240명으로 기록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국에 유입된 이래 최대치였다.

3차 대유행을 끝난 뒤 반 년동안 대규모 유행은 억제됐다. 모두가 4차 대유행을 경계했지만 한국의 방역 체계는 견고했다. 하지만 7월 정부의 방역 완화 신호와 백신 접종 30% 달성 등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는 요소들,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의 등장으로 또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다만 3차 대유행과 4차 대유행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반 년 동안 '백신 접종'이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코로나19 유행 형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도권 2030 중심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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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수도권에 대한 '새로운 거리두기' 시행이 1주일간 연기된 가운데 1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거리가 비교적 한산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확진자 수는 762명으로 지역발생이 712명 해외유입이 50명으로 집계됐다. 경기 성남·부천·고양·의정부와 인천 등 5개 지역 영어학원 6곳 및 서울 마포구 음식점과 관련한 누적 확진자는 213명으로 늘었다. 이 중 9명은 델타 변이 감염자로 확인돼 방역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 연합뉴스

 
지난해 3차 대유행의 정점이었던 성탄절 수도권 감염비율은 58.68%였다. 반면 7일 수도권 감염비율은 84.7%다. 기존에는 전 세대에 걸쳐 코로나19가 유행했으나, 4차 대유행은 2030 중심이다. 7일 전체 확진자 대비 20대 확진자 비율이 27.72%, 10대가 17.66%였다. 2030이 신규 확진자의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이번 유행에 대해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인 60대 이상을 제외하고는 전 연령층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6월 5주부터 대학 방학 등을 맞이한 20대의 비율이 급증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1~3차 유행은 대규모 집단발생 중심의 유행인 반면, 최근 2주간의 감염 경로는 수도권 중심의 확진자 접촉을 통해 산발적으로 발생했다"면서 "집단 발생은 학원 교습소 (29.8%), 음식점·카페주점 (20.9%), 초중고등학교 (12.0%)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고령층 보호하는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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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시 보건소에서 나온 자원봉사 의료진이 6월 9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립노인전문요양원에서 생활 중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2차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 이희훈


3차 대유행에 비해 눈에 띄는 점은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률)의 감소다. 특히 (60세 이상 치명률은 지난해 12월 8.48%에서 올해 6월에는 0.86%까지 감소했다.

지난 1일~7일 사이 확진자는 총 4454명이었고, 15명이 숨졌다. 7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155명이다. 반면 지난해 12월 19~25일까지 확진자는 7253명이었고 128명이 숨졌다. 12월 25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311명이었다. 1주간의 누적 확진자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사망자, 위중증 환자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비슷한 확진자 규모지만 7일 기준 전체 확진자 대비 60대 확진자 비율은 7.23%이며, 그 중에서도 70대 이상은 2.15%에 불과했다. 80% 이상 1차 접종을 마친 60대 이상이 백신을 통해 코로나19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수치다. 전체 감염경로중 병원 요양기관 감염 비율도 0.1%로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25일의 신규 확진자 중 60대 확진자 비율은 29.33%였다. 70대 이상도12.09%나 됐다. 병원 요양기관 감염 비율도 10%나 됐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치명률이나 중증도가 높은 코로나19를 감안했을때, 60대 이상에게 최대한 빠르게 1차접종을 한 정부의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셈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20대 검출률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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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 보여주는 코로나19 검사 행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12명을 기록한 7일 오후 무더위 속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다. 이날 서울 강남과 송파 일대 선별진료소는 확진자 급증과 무역센터 현대백화점 집단 감염 여파로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 연합뉴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2.7배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처럼 우세종이 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6월 5주 지역사회 감염자의 델타 변이 검출률은 9.9%다. 이중 수도권만 놓고보면 확진자의 12.3%는 델타 변이가 나타나고 있다. 세대별로 보면 20대 17.1%, 30대 14.9%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둘째주 20대의 델타 변이 감염 비율이 1.8%인 것을 감안하면 확산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경우에는 델타 변이에도 효과가 유지되나, 1차 접종시에는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두 30%대로 예방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경우 2차 접종 완료자는 10.6%에 불과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델타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기 전에 접종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치명률 줄어들었지만, 일단 확진자 줄여야 할 때"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4차 대유행의 특징은 감염력이 높은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침투해있다는 점, 반면 치명률이 떨어져서 고연령층을 지난 유행에 비해 보호할 수 있는 점"이라며 "기존의 유행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백신 접종률은 높아졌지만 아직 2차 접종을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60대 이상 고령층도 완전히 보호됐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아직은 기존의 방역 정책을 통해 확진자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지만, 8~9월 고령층 보호가 완전히 됐을 경우에는 방역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현재 확진자는 생활치료센터나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보내기 때문에, 서울에서 하루 1000명씩, 1주일간 7000명이 나오는 상황이라면 의료 체계가 감당하기가 어렵다"면서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정책변화나 출구전략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는 방역 조치를 통해 확진자 발생을 줄이는 것 이외에 방법이 없다"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20~50대 확진자가 급증할 때, 중증환자가 어느 정도 나올지에 대한 시뮬레이션 자료도 없기 때문에 (젊은층은 괜찮다며) 무턱대고 확진자가 늘어나게 두고 봐서는 안된다"면서 방역체계 강화를 주문했다. 
#코로나19 #백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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